# “매수자가 없습니다. 주차가 불편하고 수리하기도 부담되니까 한옥 주인 65%는 팔려고 아우성이지만 눈높이들이 높아져 전세를 놔도 최소 3억은 받아야겠다는데…차라리 그 돈이면 (세입자들에게)낡은 아파트를 사라고 하는 게 낫죠.”
고풍스런 카페촌을 찾는 수요와 전통문화를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서울의 주요 한옥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실제 매매로 이뤄지는 사례는 별로 없다. 지나치게 비쌀 뿐더러 수리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인기는 높지만 범접하기 어려운 ‘두 얼굴’ 한옥의 현주소다.
서울 북촌 한옥의 매매 호가는 95㎡의 경우 10억 선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시세의 갑절이다. 전국 최고가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시세와 맞먹는다. 그러나 이 호가는 작년 하반기이후 6개월 넘도록 그대로다. 매수세가 없기 때문이다. 북촌 인근 A공인중개사는 “작년부터 나온 한옥 매물이 30건에 달한다”면서도 “몇몇 기업인들이 대형 한옥을 30억∼40억대에 매입한 경우를 빼면 매기는 끊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삼청동, 가회동, 계동 일대 실거래량은 그 전에 비해 60%이상 줄었다.
수리비가 비싼 것도 일반인의 ‘한옥 사랑’을 방해하는 요소다. 현재 북촌의 한옥 1200여채 중 80%이상이 99㎡이하 중소형이다. 효자동 인근 서촌 한옥의 경우 이 비중은 90%에 달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1950∼70년대에 지어져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수리가 필요하다. 한옥 건축업계에 따르면 현재 3.3㎡당 660만원, 총 2억 선(땅값 제외)이면 100㎡ 규모 한옥 신축이 가능하지만, 기존 한옥을 수선하려면 수리비는 3.3㎡당 최소 750만원, 많게는 1500만원 대다.
서울시는 이를 개선하기위해 2000년대 초부터 서울 전체 한옥의 20%를 차지하는 북촌, 서촌 등 5개지역 한옥 2358채를 대상으로 수선비를 지원하고 있다. 20년에 1회 꼴로 이뤄질 전면 수선에는 최고 1억원, 5년 단위로 진행될 부분수선에는 1000만원을 지급한다. 개별 한옥주인과 수리업자의 ‘수선비 부풀리기’ 신청 등을 막기 위해 3.3㎡당 비용이 아닌 가구당 비용으로 일괄지급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한옥 주인이 여전히 수리비 절반 이상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매도 호가에 수리비를 반영하기도 한다”며 “개인이 부담하는 수리비가 적어지면 가격이 소폭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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