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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희섭이가 달라졌어요’ 4G 연속 홈런 최희섭 “힘은 빼고 마음은 열고”
“그때는 힘, 지금은 경험.”

최희섭(KIA)이 달라졌다. 팀의 간판타자이지만 최근 2년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그다. 팀 이탈 파문에 부상까지 겹치며 KIA의 중심타자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많은 선배들이 “최희섭, 네가 살아야 KIA가 산다”고 조언했지만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확 달라졌다. 잊었던 야구 열정이 살아났다. 스스로 야구 전성기라고 여겼던 메이저리그 시절의 기억과 설렘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이는 타석에서 실력으로 발휘됐다. 4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KIA의 선두 질주를 힘있게 이끌고 있다.

최희섭이 2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2013 프로야구 정규리그서 4경기 연속 대포를 쏘아올렸다. 하나도 아니고 두 개를 몰아쳤다. 0-0이던 5회 SK 선발 크리스 세든의 직구를 퍼올려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6-0으로 앞선 7회 2사 2루에선 윤길현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만들었다. 


지난 17일 LG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 4경기서 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단숨에 홈런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섰다. 타점은 1위(20개)다. 4경기 연속 홈런은 2009년 9월 19일(LG)∼25일(넥센) 이후 3시즌 만이다. 이보다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2005년에도 4경기 연속,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최희섭은 “당시에 힘으로 때렸다면 지금은 투수의 볼 배합을 읽고 경험으로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힘을 빼니 힘이 생겼다.

최희섭이 달라진 데는 김용달 KIA 타격코치와 만남이 가장 컸다. 유명한 타격 이론가인 김 코치는 스프링캠프 때 최희섭의 타격폼 수정 뿐 아니라 야구 열정을 일깨워주는 멘토 역할을 했다. 최희섭은 김 코치의 조언에 따라 상체 대신 하체를 이용하고 타격 스탠스를 넓히며 조금씩 변화를 줬다. 타격에 관한 고집이 있던 최희섭이 유연하게 마음을 열었다.

최희섭의 홈런은 잠자고 있던 ‘LCK 타선’의 나머지 두 거포 이범호- 김상현도 깨웠다. 이들은 이날 나란히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하며 KIA의 9-0 대승을 이끌었다.

최희섭의 부활은 KIA에 기분좋은 예감을 안겨준다. 최희섭은 2007년 국내 복귀 후 2009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는데, 지금 페이스가 그때와 비슷하다. 최희섭은 2009년 4월 한달간 3할2푼1리, 7홈런, 15타점으로 펄펄 날더니 타율 3할8리, 33홈런, 100타점의 호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KIA는 그 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최희섭이 KIA의 ‘Again 2009’ 염원을 현실로 만들어줄지 기대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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