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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 골프/ 황태자의 부진을 보는 세가지 시선
‘황태자’가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무려 4승을 수확하며 타이거 우즈(미국)를 잇는 ‘차세대 골프황태자’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올해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다.

바로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올시즌 우승은커녕 10개 대회서 ‘톱10’ 진입은 4번 뿐이고 대부분 중하위권에서 대회를 마쳤다. 마스터스 직전 열린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2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디펜딩챔피언으로 출전한 3월 혼다클래식에선 사랑니가 아프다며 기권하기도 했다.

매킬로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 건 클럽 교체다. 올시즌 초 나이키와 10년 간 2억달러의 초특급 계약을 하면서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모든 클럽과 볼을 나이키 용품으로 바꿨는데, 매킬로이가 적응을 끝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주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는 닉 팔도(영국)다. 팔도는 “매킬로이가 클럽을 바꾼 후 ‘우승 공식’을 잊어버린 듯 하다”고 했다. 팔도는 “나이키 계약을 발표된 날, 내가 바로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위험한 행동’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매킬로이는 워낙 재능이 뛰어나 금방 적응할 거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어떤가. 매킬로이는 아직도 적응하느라 애쓰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여기에 세가지 부진 이유가 새롭게 더해졌다.

메이저대회 18승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매킬로이가 ‘절실함’을 잃었다고 일갈했다. 니클라우스는 “매킬로이는 지금의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았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순간 갑자기 느긋해졌다. 선수라면 일종의 ‘압박감’이 필요한데 매킬로이에겐 그게 없다. 나도 골프장에 나갈 때마다 그런 압박감을 느꼈기에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매킬로이가 골프 외의 ‘비즈니스’에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대두됐다. 아일랜드 언론에 따르면 매킬로이는 2011년부터 동고동락했던 매니지먼트사 호라이즌 스포츠와 결별하고 아버지와 직접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려 독립할 예정이다. 호라이즌 스포츠는 매킬로이와 나이키를 연결해 최소 2000만달러 스폰서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우승 직후에도 이전 매니지먼트사인 ISM과 결별하고 호라이즌 스포츠와 계약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매킬로이가 ‘사랑’에 빠져 골프에 소홀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NBC의 골프 애널리스트 조니 밀러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매킬로이가 생애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사랑은 놀라운 감정이긴 하지만 집중력을 흩뜨리게 하기도 한다“고 했다. 매킬로이는 테니스 스타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와 2년 넘게 공식 연인으로 열애 중이다.

밀러는 이에 덧붙여 “매킬로이의 어드레스 자세도 망가졌고 9번 아이언과 웨지도 이상해졌다. 퍼팅도 무너졌다”고 꼬집었다.

잭 니클라우스는 그러나 “매킬로이는 일종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곧 회복될 것”이라며 “재능도 많고 성실해서 금세 자기 실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즈 역시 “매킬로이의 슬럼프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매킬로이가 과연 ‘골프신동’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는 18일 개막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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