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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격의 품격’ 홍명보가 A매치 데뷔전서 보여줘야 할 것들
‘파격의 품격’이었다. 습관을 깨는 것만으로도 전에 없던 품위가 생겼다. 17일 대표팀에 소집된 홍명보호 태극전사들은 2001년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가 개장한 이래 처음으로 정장을 입고 정문부터 걸어 들어왔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첫인상은 합격점.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신임감독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 무대는 오는 20일 개막되는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선수권대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3위 한국은 40위 호주(20일), 100위 중국(24일), 37위 일본(28일)과 차례로 만난다. 특히 숙적 일본과 마지막으로 맞붙은 2011년 8월10일 삿포로 평가전서 0-3으로 완패한 터라 2년 만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한국은 2003년, 2008년 우승에 이어 5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하지만 우승이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호가 어떤 색깔과 조직력으로 첫걸음을 뗄지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소집 후 “브라질월드컵까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각 선수를 주의 깊게 관찰하겠다”며 무한경쟁을 선포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조광래 전 감독은 2010년 8월 나이지리아와 첫 평가전(2-1 승)서 젊은피와 스리백을 실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시급했던 최강희 전 감독은 2012년 2월 우즈베키스탄과 첫 평가전(4-2 승)서 막바로 베스트11을 꾸리고 다양한 전술을 실험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강조해온 ‘수비조직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소집 첫날 훈련에서도 홍 감독은 자신이 구상한 수비 전술의 대략을 설명했다. 김신욱(울산)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선수들을 4-2-3-1 전술로 배치한 뒤 상황에 따라 어떻게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압박을 가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선수 한명 한명마다 직접 위치를 지정해주며 지시를 내렸다. 유럽파 선수들이 차출되지 못했지만 수비진 만큼은 국내파가 주축을 이뤄왔기 때문에 홍 감독은 이번 대회서 자신이 구상한 수비전술의 일단을 내보일 가능성이 높다. 최강희호에서 중앙수비수로 꾸준히 제몫을 해온 곽태휘(알샤밥)와 ‘홍명보의 황태자’ 홍정호(제주) 중 한 명이 수비진의 리더로 낙점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술과 조직력에 앞서 선행돼야할 것도 있다. 바로 대표팀 기강잡기다. 기성용(스완지시티) SNS 파문으로 어수선해진 대표팀을 어떻게 추스르고 홍 감독이 원하는 ‘원팀(One Team)·원스피릿(One Spirit)·원골(One Goal)’의 대표팀으로 만들지 궁금하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대표팀 분위기를 일신하는 게 첫번째 과제인데, ‘정장 소집’이 도움이 됐다. ‘홍명보의 팀’이라는 걸 상징적으로, 강하게 보여줬다”며 “이번 대회부터 23명 최종엔트리를 추리는 작업을 구체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또 ‘한국형 축구’를 추구한다고 했는데 완성도 여부를 떠나 그것이 과연 무엇인지, 뚜렷한 자신의 축구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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