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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김형곤> 어릴적 재테크, 공부만큼이나 중요하다
타이거우즈가 스윙 폼을 제대로 흉내낸 건 네 살부터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아이의 30~40년 뒤를 받쳐줄 재무독립을 미리 가르치고 선물하는 것은 학원이나 진학문제 만큼이나 중요하다.


곧 중학생이 되는 자식을 둔 엄마들의 얘기 주제는 늘 한결같다. 공부, 특히 영어와 진학이다. 학교생활이나 그 밖의 주제들은 엄마들이 모이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모임을 끝내고 돌아온 엄마의 얘기도 학원이나 인강(인터넷 강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올바른 투자습관이나 자산증식 등 자녀의 재테크를 학부모들이 공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의 엄마 아빠들이 어릴 때 해본 적이 없고 그 윗세대로부터 중요성을 전수받은 바도 드물다. 경제교육이 예전보다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학교 교육으로는 현장감이 떨어진다. 한 가족을 둘러싼 주변환경은 어릴 적 재테크에 대한 중요성을 점점 커지게 하고 있다. 노후 대비나 본격적인 자산관리를 첫 월급 타면 준비하겠다, 혹은 결혼하고 애를 갖고부터 하겠다면 이미 늦은 시대가 온 것이다.‘2저 1고(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사회는 앞으로 오랜 기간 우리 사회를 관통할 화두가 됐다. 옛 방식의 자산관리가 통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무조건 많이 벌면 된다는 것도 어리석은 생각일 수 있다.

얼마 전 모 증권사로부터 받은 보드게임은 진땀을 빼게도 했지만 자산관리에 대한 훌륭한 설명서였다. “아빠 주식은 뭐고, 펀드는 또 뭐예요?. 연금은 좋은 건가요?. 대출은 왜 받아야하죠?”

아는데 설명이 어려웠다. 하지만 주사위를 던져가며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어렴풋하게나마 투자 상품을 알아가는 듯했다.

게임이라 흥미를 느꼈고 이기기 위해 나름의 선택과 전략을 세운다. 아빠와 엄마는 아이가 자산을 불려가는 방법을 알아서 세울 수 있도록 상품에 대한 설명만 하면 된다. 예금, 펀드, 부동산 등 투자 방식과 경제개념을 조금이나마 친근하게 접할 수 있다.

예컨대 직업을 선택해서 연봉을 받고 중간중간 펀드와 연금, 주식, 부동산을 받도록 설계돼 있는데 한 곳에 ‘몰빵’하면 어느 순간 낭패를 보게 된다. 또 나이가 들면서는 입원이나 경조사와 같은 지출 변수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게임을 매개로 부모와 자식 간 자연스레 경제와 재테크를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비록 한 증권사의 게임에 불과하지만 어릴 적부터 올바른 투자습관을 만들어가는데 일조한다면 적지 않은 성공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22일자 본지에 한정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연구위원이 게재한 ‘아이 생일선물로 은퇴전용계좌’라는 글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찍부터 고령화 시대를 경험한 미국은 자녀와 손주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은퇴전용계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는 미국 부모의 자녀를 위한 재무독립 계획 중 하나라는 것이다.

재테크와 경제에 대한 공부와 인식 형성은 빠를수록 좋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찍 투자할수록 ‘푼돈’은 ‘큰돈’이 된다.

타이거우즈가 스윙 폼을 제대로 흉내낸 건 네 살부터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아이의 30~40년 뒤를 받쳐줄 재무독립을 미리 가르치고 선물하는 것은 학원이나 진학문제 만큼이나 중요하다.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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