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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 면적’, ‘쓰리ㆍ포 베이’…그게 뭐죠?
[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매년 봄철은 아파트 분양을 시작하는 시즌입니다. 견본주택에 가면 (지역에따라 차이는 있지만) 밀려드는 인파, 온갖 광고와 마케팅행사로 수요자들은 눈이 피곤할 정도입니다. 아직 2월 초라 때이른 감은 있지만, 신규분양 물량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미리 알고 가야 할 팁 몇 가지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아시겠지만 아파트 견본주택에 상담을 받으러 가면 특히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엔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게다가 질문내용이 기본적인 사항이 아니라 설계나 면적처럼 ‘살짝’ 전문적인 부분이라면 잘 모르면서 얼렁뚱땅 넘기는 분양 상담사들도 종종 있습니다.

▶ 서비스 면적이 뭘까 = 견본주택을 가보면 ‘서비스 면적 대폭 확대!‘ 같은 광고문구가 현수막으로 내걸린 모습 한 번씩은 보셨을 겁니다. 아파트 분양 때 시공사나 분양대행사들이 강조하는 서비스면적이란 간단히 말해 전면ㆍ후면 발코니(베란다)나 대피공간 등을 말합니다.

50대 이하 상대적으로 ‘젊으신’ 주택수요자 분들은 대부분 아파트 분양 때 발코니 확장 을 선택할 겁니다. 만약 서비스 면적이 넓다면 확장공사를 통해 실사용 공간도 그만큼 커진단 의미겠죠. 

한 아파트 견본주택의 청약상담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참고로, 이 서비스면적은 전용면적엔 들어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중개업소나 견본주택에서 ‘전용 59㎡짜리다’라고 얘기하면 ‘발코니를 늘리면 총 몇㎡ 나 되느냐’고 물어보십시오. 그때 나오는 면적이 실제 살아갈 공간일 가능성이 크니까요.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전용 84㎡에 서비스면적이 39㎡나 되는 곳도 있습니다. 발코니를 넓히면 최대123㎡를 실면적으로 쓸 수 있는 겁니다.

또 하나. 수납공간(드레스룸, 복도수납공간, 주방펜트리 등)을 서비스 면적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이런 공간은 전용면적에 포함되는 게 보통입니다. 따라서 이것저것 수납공간을 강조하는 시공사 측 마케팅도 ‘살펴서’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분양 관계자들은 “수납공간이 잡다하게 많을 수록 내부면적이 좁아보이는 경우도 적잖다”고 귀띔합니다.

▶ ‘베이’는 또 뭘까 = 서비스 면적이 뭔진 알아도 ‘베이(bay)’가 뭔지 아시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간단히 생각하세요. 베이의 숫자가 올라갈 수록, 즉 2베이가 3베이→ 4베이가 될 수록 서비스면적도 따라서 넓어집니다. 발코니가 길어지거나 넓어져서입니다.

아파트 구조에서 베이란 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 구획을 말하는 건축용어입니다. 이렇게 나뉘는 구획은 전면 발코니(아파트 거실 쪽 베란다)에 배치되는 공간의 갯수이기도 합니다. 

아파트 평면(베이)의 변화

이 베이의 갯수는 아파트 명면 진화과정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2베이부터 볼까요. 거실과 안방만 발코니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1990년대엔 전용 84㎡ 아파트에 2베이구조가 주를 이뤘습니다. 90년대 초 입주한 분당신도시가 대표적입니다. 이 때 아파트는 대부분 정사각형이나, 세로로 긴 구조였죠.전면부에 거실과 안방, 그 이상 설계가 어려웠습니다. 만약 전면부(발코니와 접한 거실과 안방)가 남향이라면 나머지 방 2개는 북향이라 햇볕이 잘 안드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3베이가 나온 건 2000년대 초반부터입니다. 채광이 좋은 전면부에도 많은 방이 배치되길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죠. 전용 84㎡에 3베이가 가능해집니다. 이 시기엔 ‘베이 바람’이 불었습니다. 아파트 실수요자 사이에선 ‘베이를 알면 아파트가 보인다’는 말도 오갈 정도였습니다. 전용 59㎡까지 3베이가 적용된 것도 2000년대 초 이후입니다.

2000년대 후반 접어들며 베이의 갯수를 활용한 평면 진화가 다양하게 이뤄집니다. 대표적인 곳이 판교신도시 입니다. 판교는 이른바 ‘평면의 각축장’으로 통했습니다. 특히 전용 84㎡를 ‘ㄱ’자로 설계해 5베이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도 나왔습니다. 또 거실 양면에 발코니를 설치한 평면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죠.

최근엔 전용면적 따라 베이의 갯수를 고정하지 않습니다. 전용 84㎡에서 4베이, 4.5베이, 5베이까지 나와 있습니다. 가변형 벽체를 활용한 ‘알파룸’ 평면도 나왔습니다.

앞으로 아파트를 보실 땐 ‘5베이라서 좋다’ 또는 ‘서비스면적이 어찌해서 좋다’는 식의 얄팍한 광고에 휩쓸리지 마십시오. 알아듣기 어려운 문구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한 뒤 그게 내 실정에 맞는지 판단하는 과정이 꼭 한번 쯤은 필요할 겁니다. 2014년 분양시장에서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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