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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천구서 올해 첫 대규모 분양…부동산 훈풍에 인파 몰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1.눈발이 휘날리던 지난 8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아파트 3203가구, 오피스텔 1165실) 견본주택 앞. 궂은 날씨에도 입장순서를 기다리며 늘어선 줄은 300m까지 이어져 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단위의 30~40대 젊은층이 가장 많았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왔다는 박모(42)씨는 “이쪽 근방엔 대부분 집이 오래돼 새 아파트가 분양된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손승익 분양소장은 “주말인 7~8일 3만여명이 다녀갔다"며 ”안양, 광명, 관악, 금천구 등의 거주자가 특히 관심이 크고 직접 내집마련신청서를 접수한 관심청약자만 별써 150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2. 지난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 인근 이화공인. 기자가 머문 30여분의시간동안에만 3~4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아파트 시세를 묻고 갔다. 아직 준공허가가 나지 않은 남서울힐스테이트지만 매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중개업소 안동근 대표는 “지난해 1월 5건이 거래됐고, 설연후 이후 직접 방문해 상담하는 사람들이 1월과 비고해 배이상으로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후 주택단지가 많고 생활기반 시설이 열악해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낙후된 곳으로 꼽히는 금천구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침체된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올들어 시세가 가장 많이 오르는 곳으로 떠오르더니 설이후엔 수도권 최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분양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금천구의 아파트는 전월대비 0.28% 올라 25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0.31%)에 이어 두번째로 시세 상승폭이 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금천구 주택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예컨대 시흥동 남서울럭키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4억3000만~4억7000만원으로 최근 한달사이에만 2000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 한양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3건 매매가 이뤄졌는데 시세가 계속 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 준공직전인 남서울힐스테이트 인근 에스공인 관계자 역시 “준공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시세보다 싸게 나왔던 급매물도 다시 가격을 올려 내놓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모처럼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 지역 오랜 숙원사업으로 꼽히던 독산동 도하 군부대부지에서 진행하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분양 현장에는 모처럼 ‘떳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등장했다. 

8일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 주변엔 서울 서남부, 경기도 광명, 안양에서 찾아온 부동산업자 수십명이 견본주택 관람을 끝내고 나서는 사람들에게 경쟁적으로 명함을 내밀었다. 안양에서 온 한 중개업자는 “1000여장의 명함을 준비했는데, 벌써 500여장이 나갔다”고 말했다. 

설 연휴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첫 대규모 아파트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에는 주말동안 5만5000여명의 인파가 방문하는 등 활기를 띠었다

이 지역 중개업자들은 인근 지역에서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전세값을 피해 ‘차라리 집을 사자‘며 상대적으로 아파트 값이 싼 금천구로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는 것이 최근 금천구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천구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7.62%로, 성북구에 이어 서울에서 두번째로 높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최근 서울에선 높은 전셋값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금천구의 집값 상승세는 전세난을 피해 몰려든 수요가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금천구 아파트 시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도 주택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천구 아파트는 3.3㎡당 966만원으로 서울시 평균(1614만원)보다 한참 낮다. 그럼에도 금천구는 향후 개발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시 준공역지역 면적의 16% 정도의 대규모 준공업지역이 이 지역에 속해 향후 개발 가능성이 크고, 서울시 유일 국가산업단지인 가산디지털단지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노후된 단독주택 위주의 주택시장도 중장기적으로 개발될 전망이 마련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전세난에 지친 사람들이 저렴하면서도 중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이 큰 금천구를 재발견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단기간 시세차익 보다는 중장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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