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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구태 정치와 안철수 정치 다른 게 뭔가
새 정치를 표방하며 독자 세력화를 추진해왔던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과 한배를 타기로 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의 안 의원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전격 선언한 것이다. 외견상 5 대 5 지분의 동등한 통합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126석을 가진 60년 전통의 민주당과 아직 창당도 못한 신진 정치세력이 같은 조건으로 합쳐질 수는 없다. 사실상 민주당이 안철수 세력을 흡수하는 것이며 합당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안철수식 새 정치는 이제 끝난 셈이다.

이로써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새누리당과 통합신당 간 맞대결로 압축됐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세력들의 이합집산은 늘 있는 일이라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특히 민주당은 거의 모든 선거 때마다 정치공학적 계산에 입각해 신당을 만들어왔다. 지금의 민주당만 해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군소 정치세력을 모아 창당한 민주통합당의 명칭만 바꾼 것이다. 다만 이번 통합이 놀랍고 의아한 것은 그 파트너가 안철수 의원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18대 대통령선거를 1년 남짓 앞둔 시점에 바람처럼 정치권에 등장했다. 의사로, 사업가로, 교수로 명망을 쌓아온 그는 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일으키며 대선 정국을 요동치게 했다. 실제 지지율이 타 대선후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구태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새 정치를 열망했고, 안철수의 등장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의 모습은 크게 달랐다. ‘건너 온 다리를 불살랐다’며 비장한 각오로 대통령선거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느닷없는 중도하차로 많은 국민이 실망했다. 지난해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그는 틈만 나면 기존 정치를 기득세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욱이 민주당에 대해선 “혁신을 거부하는 낡은 정치”라며 “정치공학적 연대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런 그가 민주당과 아예 결혼을 하겠다니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안 의원은 민주당과 합당한 이후에도 ‘새 정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안 의원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는 것이다. 그나마 안 의원이 선거를 앞두고 야합하는 그렇고 그런 정치세력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통합신당을 확 바꾸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이마저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정치사에서 안철수 이름 석 자는 흔적도 없이 이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런 부류의 정치실험을 했던 인사는 부지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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