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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이 달콤해지는 건강한 단맛 찾아라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설탕이 식탁 위에서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달게 먹는 습관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느 집 주방에나 다 있는 설탕은 ‘공공의 적’이 됐다. 당이라고 하면 설탕을 떠올릴 만큼 첨가당의 대표주자가 설탕이기 때문.

그러나 과도한 섭취가 문제가 되는 것이지 당 섭취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또 달콤한 혀 끝의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도 무리다. 이에 단맛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설탕을 줄이고, 바꾸려는 움직임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있다.

▶설탕 자리 누가 넘보나= 주부 강미진(35)씨는 요리할 때 단 맛을 내기 위해 아가베시럽을 사용한다. 강 씨는 “아이음식을 만들 때 설탕 대신 아가베시럽이 좋다고 해서 사용하다가 이제 일상적인 요리에도 많이 쓰는데 설탕보다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1인당 하루 당류 섭취량은 2008년 56.0g에서 2011년 65.3g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새 예비 권고안 25g(약 6티스푼) 이하와 비교하면 무려 두배가 넘는 당을 섭취하는 셈이다.

최근 저당 트렌드는 설탕을 대체할 다른 식품을 찾는 것이다. 당분의 체내 흡수를 줄이거나, 영양적으로 설탕보다 더 뛰어난 제품을 찾는 것. 저당 식습관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일 당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같은 양을 먹더라도 체내 당분 흡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청정원 올리고당

설탕의 자리를 위협하는 첫번째 강적은 올리고당이다. 올리고당은 칼로리가 설탕의 4분의 1 정도로 낮고, 체내 소화ㆍ흡수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설탕 대체 감미료는 2008년 4427톤 수준에서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9010톤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리고당은 이 시장에서 8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인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08년 106억원의 매출 규모를 형성했던 올리고당 시장이 지난해에는 280억원 대까지 규모를 키우며 5년 새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청정원은 쌀 또는 옥수수 100%로 만들어진 ‘이소말토 올리고당’으로 ‘설탕없는 올리고당’을 선보여 설탕을 피하려는 수요를 잡고 있다. 청정원 올리고당 제품은 최근 3년간(2011~2013년) 연 평균 43%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백설 올리고당 역시 대표 제품인 ‘프락토 올리고당’이 칼로리는 낮으면서 식이섬유는 5배 더 함유하고 있는 건강한 감미료라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백설 올리고당 매출은 지난 2011년 135억원에서 2012년 141억원, 지난해 147억원을 달성했다.

또 아가베 시럽은 선인장에서 추출한 천연당으로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초록마을의 ‘유기농 아가베 넥타’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설탕의 변신은 무죄= 설탕이라고 다같은 설탕은 아니다. 일반 설탕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자일로스 설탕과 같이 자연 원료를 활용한 제품의 매출은 상승세다.

CJ제일제당이 지난 2011년 6월에 출시한 자일로스 설탕은 초기 20억원 수준의 매출에서 2012년 190억원, 2013년 260억원으로 성장했다. 웰빙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성장세를 몰아 올해는 매출 35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CJ제일제당 자일로스 설탕

자일로스 성분은 설탕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 것을 억제해 설탕 흡수를 줄여준다고 알려져있다. 설탕 분해 요소인 수크라아제의 활성을 억제하는 원리로 기존 설탕과 단맛과 사용량은 같으면서 설탕의 신체 흡수는 줄여준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자일로슈가’를 판매중이다.

가정에서 직접 담글 수 있는 과실청도 설탕 대체감미료로 해마다 수요가 늘고 있다. 매실, 유자 등을 설탕과 함께 발효시킨 과실청은 구연산이 풍부하며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고 간기능 강화에도 좋다. 한번 만들어 두면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어, 6월 매실 시즌이 되면 매실청을 담기 위해 설탕 매출이 껑충 뛰어오른다

한편 무설탕이나 설탕을 줄인 상품들도 꾸준히 출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무설탕제품을 간혹 당이 없다는 뜻으로 혼동하기도 하는데 무설탕은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으로 무당 제품과는 다르다. 삼립식품이 최근 출시한 무설탕 ‘테이블에잇(Table 8)’ 식빵은 파리바게뜨 무설탕식빵의 사촌 격인 제품으로, 설탕 대신 포도 농축액을 사용해 건강한 단맛을 살렸다.

한국인의 당 섭취량에 기여도가 높은 커피도 설탕을 줄인 제품이 늘고 있다.

가공식품을 통한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34.9g으로 이 중 음료를 통한 섭취가 31.7%에 달하며, 30세 이상은 커피의 당류 섭취가 가장 높다. 매일유업 ‘바리스타’는 지난달 기존 제품 대비 설탕 함량을 30% 줄인 ‘로-슈거(Low-Sugar) 에스프레소 라떼’를 선보여 RTD(Ready to drink) 커피 마니아들의 호응을 얻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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