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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백혈병 피해협상, 삼성다운 마무리를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직원들 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

삼성이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고통받는 근로자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정이라 하겠다. 유족들 입장을 대변해 온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지킴이)도 환영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7년을 끌어온 ‘반도체 백혈병’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될 지 주목된다.

유족들과 완전 합의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백혈병 산업재해 논란에 대한 상호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케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백혈병의 인과관계에 대한 해석 차이, 협상기구 구성 방안에 관한 이견은 남아 있지만, 큰 틀의 방향은 잡힌 만큼 합리적 결과가 도출되리라 믿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당사자 간 신뢰에 바탕을 둔 진지한 협상이다. 이게 어그러지면 보상 규모와 대상을 놓고 갈등이 되레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조속한 제3의 중재기구 구성은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유족 대표와 그 대리인을 함께 참여시키고 삼성 측도 직접 테이블에 앉아 투명하고 공개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게 좋다.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는 실효성있는 후속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연간 수조원을 사회공헌과 직원복지에 투입하고도 피해직원 문제에 소홀하다는 소리를 듣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아울러 삼성은 근로현장의 안전과 근무환경 개선점 등을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하고 그룹 내 다른 유해물질 사업장에 대해서도 산재 대비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유족 측도 객관적이고 책임있는 협의 대표 구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과도한 3자 개입에 대한 삼성 측 우려가 이제까지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만든 큰 원인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도 시류에 편승하려는 세력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반올림을 포함해 그 누구도 이번 협상에서는 정략적 접근을 배제하고, 사실에 입각한 보상안 마련에 진력해야 한다.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인식해 삼성과 가족측 모두 진중하게 대화에 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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