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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외교안보 라인 ‘軍 집단사고’ 우려된다
새 국가안보실장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후임 국방부 장관에는 한민구 전 합참의장이 내정됐다. 국가정보원장은 후보 검증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북한의 핵 실험 위협이 계속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라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속한 인사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인선을 두고 박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 ‘내 사람 쓰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인사의 외양으로 보면 이런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 안보실장(육사 28기)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25기)과 김장수 전 안보실장(27기)의 육사 후배다. 한민구 후보자는 31기다. 특정 인맥이 외교·안보팀의 주요 보직을 독차지할 경우 그들만의 ‘집단 사고 ’에 빠질 위험이 크다. ‘안대희 사태’도 법조 출신 일색의 청와대 참모진이 집단사고에 갇혀 국민의 눈높이를 헤아리지 못한 결과 아닌가. 곧 있을 국정원장 인선은 민간 부문에서 발탁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김 안보실장에 대한 시선은 기대감 보다 우려감이 훨씬 크다. 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국방 장관에 기용돼 우리 군의 흐트러진 기강을 다잡고 북한 도발에 단호하고도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한 공이 크다. 그러나 국제 외교 통일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다루고 통괄해야 하는 외교안보 사령탑인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장관과 다를 수 밖에 없다. 안보실장이 갖춰야할 덕목은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고려한 전략적이고 유연한 사고다. 김 실장의 단선적 강성 이미지가 자칫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주변 상황만 봐도 적대관계에 있는 북한과 일본이 서로 자국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손을 잡고, 미국과 일본은 대(對)중국 군사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베트남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 힘을 합쳐 미·일 중심의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미·일 및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공고히 하면서도 남북 교착상태를 풀어나가야 하는 복잡미묘한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추는 역할은 이제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의 몫이다. 김 실장에게는 이보다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남북관계 정상화의 활로를 찾고 동북아 안보정세에 빈틈없이 대처할 수 있는 실사구시적 외교안보 전략으로 땅에 떨어진 청와대 안보실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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