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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선거 민심 잘 읽어 나라 바로세우기 나서라
6ㆍ4 지방선거가 격전 끝에 여당의 선전(善戰), 야당의 신승(辛勝)으로 끝났다. 새누리당은 강원 충청 등 중원에서 참패한 대신 인천을 되찾고 경기를 수성하며 수도권을 지켰다. 야당은 중원을 싹쓸이했지만 세월호의 진앙지인 경기와 인천을 내주었다. 확실한 승자가 없는, 여ㆍ야 누구도 민심을 얻는 데 실패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은 이번에도 현명했다. 세월호 참사 등으로 정치에 환멸을 느꼈을 법도 했지만 차분하고 냉정한 평가를 내려 주었다. 새정치연합에는 ‘안철수의 카드’ 윤장현 후보를 광주에서 뽑아 주고 전국에서 고르게 약진하게 도왔다. 새누리당에선 ‘박근혜의 남자’ 유정복(인천), 서병수(부산)을 살려 냈다. 안산이 있는 경기도에서도 아슬아슬하게 새누리당의 손을 잡아 주었다. 한 쪽을 일방으로 몰아주지 않는 탁월한 균형 감각이다. 결국 국민들은 국가 위기에서 우왕좌왕하는 여당은 물론 세월호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야당 모두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정책’으로 승리한 후보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단 ‘되고 보자’식 선거전에 200조원이 소요되는 무책임한 공약(空約)만 난무했다. 네거티브와 고소, 고발, 폭로로 얼룩졌다. 조용하고 깨끗한 선거는 뒷전이었다. 선거법 위반 사범이 2068건으로 4년 전에 비해 20%나 늘었다는 검찰 발표가 우리 정치선거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무너지는 전통의 ‘텃밭’은 이번 선거에서 거듭 확인됐다. 청와대의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편중 인사 논란 속에서도 대구와 부산에서 야권은 40% 이상을 득표했다. 경기와 강원 등에서도 최근 몇년 새 많은 표심의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런 변화와 그 속에 담긴 국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전국 투표율 56.8%와 안산 단원구 투표율은 47.8%의 의미도 되새겨 봐야 한다. 국민을 소중히 생각않는 정치권을 국민들은 아직 용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선자들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무너진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앞장서 실천하는 것이다. 국민의 공복(公㒒)임을 통감하고 인사 적폐 해소, 지방재정 안정, 일자리 창출 등 각종 공약이 날림이 되지 않도록 챙겨야 한다. 여·야는 특히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목소리를 낮추고 귀를 더 크게 열어야 한다. 오만하지 않는 여당, 건설적 비판자 야당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의 악수를 외면하는 편협한 자세로는 큰 정치를 할 수 없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나라의 골격을 다시 세우고 경제가 돌아가게 해야 한다. 국무총리 인선과 개각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내달 30일에는 최소 12곳 이상의 사상 최대규모 재보선이 치러진다. 남은 두달 동안 정치권이 보여줄 노력과 성과를 국민들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다시 냉정하게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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