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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PC 갑자기 먹통…혹시 사이버 사찰?
서울지역 학교 · 시교육청 등
보안프로그램 ‘PC 지키미’ 작동…업무용 컴퓨터 다운돼 업무 지장

일부선 “개발자가 국정원” 소문…시교육청 "단순 보안검사 안내 프로그램"해명


서울 동대문구에 소재한 A중학교 교사 B(34) 씨는 15일 오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출근 후 오전 8시30분께 평소처럼 업무용 컴퓨터를 켰는데 보안 프로그램인 ‘PC 지키미’가 작동되며 갑자기 ‘블루 스크린’이 떴다. 컴퓨터는 작동불능 상태가 돼 B 씨는 하루 종일 컴퓨터 업무를 볼 수가 없었다.

매달 셋째주 수요일은 내 PC 지키미를 통해 보안점검을 하도록 규정돼 있고 이에 보안 프로그램을 작동한 모든 교내 업무용 컴퓨터는 ‘먹통’ 상태가 됐다. 비단 A 학교만 뿐 아니라 서울지역 각 학교와 서울시교육청 역시 컴퓨터가 ‘다운’됐다.

내 PC 지키미 초기화면.

이 같은 사고 사례가 접수되자 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문자메시지 등으로 내 PC 지키미 프로그램을 작동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1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같은 컴퓨터 장애는 서울, 대구, 대전교육청 산하 학교에서 발생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MS OS 패치 프로그램과 위해정보 차단 프로그램인 'X-Keeper'간에 충돌하면서 부팅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일선 학교에서 내 PC지키미가 설치된 컴퓨터들은 부팅이 안되고 MS운영체제 담당자와 개발팀장이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교육청 정책으로 불편한 보안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데 컴퓨터 복구를 위한 교육청 차원의 노력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각 학교들은 자체적으로 컴퓨터 점검과 수리에 나섰으며 자체 인력 부족으로 이날 오후까지도 복구가 되지 않아 업무 차질을 빚었다.

또 일부 교사들은 내 PC지키미 프로그램을 국가정보원이 만들었다는 소문에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인터넷 상에는 이 프로그램 개발자가 국정원이라는 내용의 글이 널리 퍼져있다. 일부 교사들은 “사이버 사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정원이 만든 보안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불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시교육청 담당자는 국정원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내 PC 지키미는 교육부가 개발해 작년까지 국정원 산하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무상으로 보급한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내PC지키미의 관리와 운영은 외부기관와는 무관하게 교육청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안랩 등 2곳의 민간업체들이 시도교육청 상대로 보안프로그램 판매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 비용이 12억원으로 도입을 검토하는 정도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PC지키미 보안점검 날짜와 OS 패치 업데이트 날짜가 공교롭게 겹쳤다"며 "현재 보급된 내PC지키미는 일선 교육 현장의 건강한 PC운영을 위한 단순 백신업데이트 안내 프로그램"이라고 해명했다.

김기훈ㆍ이태형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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