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올뉴카니발·‘의리’ 비락식혜
큰 반향일으키며 매출 상승 기여
‘배달의민족’도 B급정서로 인기몰이
회사에서 특진 시험을 보는 아빠들에게 낯선 문항이 제시된다. “자녀와 함께 떠났던 추억의 여행장소는 어딘가요? 자녀의 키와 몸무게는 무엇인가요? 자녀와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을 쓰시오.” 사소하지만 일상에 치여 챙기지 못했던 자녀에 관한 내용을 떠올리며 고민하는 아빠에게 아이들이 직접 회사를 찾아 응원을 보낸다.
9년만에 돌아온 기아차의 올 뉴 카니발 바이럴 영상(본격적인 광고 전에 입소문으로 띄우는 광고)의 내용이다. 이 영상은 지난 6월 공개된 후 온라인 광고 평가사이트 ‘TV CF’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며 카니발의 판매 증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최근에도 4분짜리 바이럴 영상인 ‘올 뉴 카니발-기러기의 주말’ 편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지속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바이럴 영상’의 시대다.
예전에는 TV광고만이 영상 광고시장에서 회자가 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 SNS 등을 중심으로 각종 바이럴 영상들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심지어 같은 브랜드의 TV광고는 못 봤어도 바이럴 영상은 봤다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다. ‘바이럴 영상’이 ‘뜨는’ 이유는 뭘까?
정건영 이노션 2본부 캠페인1팀 차장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예전에는 원하는 방송을 보기 위해 TV앞에 모여 앉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광고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인해 언제 어디서건 원하는 방송을 불러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광고에 노출되지 않아도 되는 미디어 환경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TV광고의 영향력은 줄어 들었다는 평가다.
정 차장은 이런 환경속에서 영상 콘텐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가 담긴 TV광고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와 볼거리로 구성된 콘텐츠만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환경으로 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최고의 화제를 불러모으며 배우 김보성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팔도의 비락식혜 바이럴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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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해 광고계의 핫 이슈는‘ 바이럴 영상’이다. 엔터테인먼트적 콘텐츠로 무장한 바이럴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SNS 등 쌍방향적·공유지향적 미디어 환경을 인기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인기를 끌었던 기아차 올뉴카니발과 배달의민족 바이럴 영상. |
김보성이 출연해 단어 ‘의리’를 활용한 언어 유희로 화제를 모은 이 광고는 SNS에서 “재밌다”는 입소문을 타며 조회수 100만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 다른 바이럴 영상의 수작으로 불리는 ‘배달의 민족’ 광고는 영화 못지 않은 퀄리티와 재치있는 대사 등 기발한 B급 정서로 올해 광고계를 휩쓸었다. 배달 음식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 민족’ 광고 캠페인은 올해 4월 공개된 ‘명화 패러디 편’, 8월에 나온 ‘영화 예고편’ 등 내놓는 영상마다 이른바 대박을 거두며 제작사인 HS애드에게 2014 대한민국 광고대상 2관왕을 안겼다.
높은 퀄리티는 물론 대중이 광고 자체를 재미있는 콘텐츠로 받아들이면서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낸 결과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SNS가 자리잡고 있다.
정 차장은 “요즘 소비자들은 ‘공유할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만 소비한다”며 “감동적이든, 유머러스하든, 충격적이든 무언가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이런 콘텐츠들은 필연적으로 ‘공유’를 수반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마음에 드는 영상을 본인 페이스북에 올리면 수많은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이 퍼나르는 식이다. 이런 확산의 과정들은 기존 TV광고에서는 누릴 수 없던 영향력이고, 이것이 바이럴 영상이 오늘날 TV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갖게 된 이유라는 것이다.
한편 단순한 호기심 유발성의 콘텐츠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