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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박용근]UN의 ‘2015 세계 빛의 해’ 선포에 부쳐
2015년은 국제연합(UN)에서 지정한 ‘세계 빛의 해(IYL; International Year of Light and Light-based Technologies)’이다. 유네스코(UNESCO)를 포함한, 과학, 교육계, 기업들로 구성된 다국적 컨소시엄이 빛의 해를 준비해 왔다. 85개국 100여개 기관이 참여해 1월부터 전세계적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예정돼 있다. ‘세계 빛의 해’의 취지는 광학이 그 동안 인류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끼쳐왔는지 알리고, 에너지, 교육, 의료 등 인류 복지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광학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빛은 물리학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생물학, 화학, 의학, 공학 등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실생활에 밀접한 제품과 반도체 제작 공정, 국방 첨단 무기 등 많은 분야에 쓰인다. UN의 ‘세계 빛의 해’ 선포에 맞춰 광학 분야의 최신 기술 동향과 성장 가능성, 그리고 우리의 대응 전략 등을 짚어 보고자 한다.

주목할 만한 최신 기술 중 하나는 빛을 이용한 의생명 분야 적용이다. 기존 광학 현미경으로는 나노미터 크기의 물체 측정이 불가능했다. 전자현미경을 이용해야만 단백질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작은 물체의 영상을 얻을 수 있었는데, 최근 이 해상도 한계를 극복한 초고해상도 광학 현미경 기술이 개발됐고, 이 업적에 올해 노벨 화학상이 돌아갔다. 또한 곡면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전자제품 매장에서 시판 중이고, 투명하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기술도 조만간 제품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빛이 공기 중에서 진행하는 모습을 직접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기술이 올해 개발됐고, 신경과학 분야에서는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을 레이저로 켜고 끌 수 있는 기법을 이용해 뇌의 비밀을 한꺼풀씩 규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화질이 떨어지는 초음파 의료 영상 기기 대신 빛으로 암조직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까지 하는 기술, 양쪽 눈으로 들어오는 영상의 착시를 이용한 현재 3D 디스플레이 기술이 아닌 실제 3D 영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홀로그래피 기술, 효율을 대폭 향상시킨 태양전지 기술 등도 조만간 개발돼 우리의 일상을 파고 들 것이다.

광학 기술의 세계 시장 규모는 400조원이 이르고, 2020년에는 약 800조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제조업 강국들은 광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리고 있다. 미국 오마바 행정부는 최근 제조업을 지원하고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10개의 미래 유망 기술에 민간-공동 파트너십을 선정했는데, 이 중 ‘광학, 포토닉스 및 이미지 가속화’ 분야 지원이 결정됐다.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광 기술의 역할을 더 중요해 질 것이다. 문제는 국내 산업에서 광학 원천 기술의 부재로 막대한 로열티를 외국에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는 광주를 중심으로 광학 기술 연구소와 제조업체 투자 유치를 활발하게 하고 있지만, 기반 기술 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 21세기 첨단 과학 기술과 국방 분야에서 광학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전략적인 육성을 통해 선진국 진입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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