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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뒤 서울 미래 그린다는 사명감으로 일해요”
서울시 신설 도시재생본부 24시…도시재생정책 기초만들기 밤샘 일쑤
10여일째 집에서 씻고 나오기 바빠…조직도 구성안돼 악조건 속 고군분투


지난 16일 오후 11시 20분. 도시재생본부가 새로 자리잡은 서울시청 신청사 11층은 불을 밝히고 있다.

이시간에 왜 불이 전부 켜있을까 하고 올라가 봤다. 텅빈 사무실에 몇몇 공무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흘깃 보니 ‘정책목표 및 방향’이란 큰 제목 아래 ‘서울형 도시재생 원년, 삶터와 일터가 행복한 서울실현’이란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신설된 도시재생본부는 2급 본부장아래 3급 부이사관급 조직인 재생정책기획관, 주거사업기획관, 동남권공공개발추진단, 동북4구사업단등 3개국과 4급 서기관급 11개과로 구성됐다.

이중 재생정책기획관 소속 주무과인 재생정책과와 공공개발과는 완전 신설부서로 아직 인력조차 충원이 안된 상황이다.

속된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재생정책과 주무팀인 재생기획팀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장화영팀장은 며칠밤을 샛는지 눈은 완전히 충혈됐다.

이시간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보니 간식이라도 들고 왔으면 기자에 대한 인식이 조금 부드러워 질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고 뭘하나 들여다 봤다. 책상에는 ’뉴타운ㆍ재개발 정비사업 이후…’ 등 다양한 서류가 보였으나 아직 공개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며 서둘러 치웠다.

그옆 박정우, 이연화, 오범주, 최윤정 주무관도 자료를 검토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 인원이 충원되지 않아 주무팀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이 달랑 4명뿐이다. 이들은 11개 과에서 만들어온 자료를 취합, 서울시 도시재생 방향설정을 위해 깊은 밤에도 눈을 부비며 일을 하고 있다.

재생전략팀, 재생지원팀, 사회재생팀원도 함께 불을 밝히고 있다.

여장권 과장도 아직 퇴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장이 아직 퇴근하지 않으니 직원들이 고생하는 것”이라고 농을 던졌다. “저도 들어가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들어가면 직원들이 만든 자료를 다시 새로 해야 할 경우가 생겨 불가피하게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 과장은 오전 6시에 출근해 어제 만들어진 각종자료를 취합, 본부장에게 보고하면 본부장은 행정1부시장이 주관하는 8시 슈퍼데스크에서 보고하고 도시재생 방향을 설정해 나온다. 이후 9시에는 국장회의, 10시부터는 현안 집중토론, 역사공원 조성계획 보고 노들섬, 국세청별관 공정 점검회의 등 본부장 일정을 수행하며 그때그때 나온 현안을 일일이 담아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책방향을 직원들에게 전달하면 직원들은 이런 내용을 담아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과 일과시간엔 일할 수 없어 오후 6시 공식 일정이 끝난 뒤 합류해 이후부터 도시재생 정책방향을 논의하며 담아내기 시작한다.

오전 1시 30분 어느정도 정책방향을 가다듬은 후 여장권 과장이 퇴근한다. 이후 장화영(여성) 팀장과 직원들은 설정된 방향과 해야 할 일들을 문서로 작업한다.

‘째깍’ ‘째깍’ 시간은 하염없이 흐른다. 어느덧 4시. 지칠대로 지친 장 팀장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퇴근 아닌 퇴근을 한다. 지금 퇴근해야 집에가서 밥해 놓고 애들 학교갈 준비시키고 씻으면 바로 또 출근해야 한다. 눈꺼풀은 천근 만근이나 지금 잘 시간이 없다.

5시 30분 박정우, 이연화 주무관등 다른 직원들도 집에가서 씻고 속옷이라도 갈아입고 나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다. 택시에서 앉아 잠시 있었는데 벌써 집이다. 20여분간 기절한듯 잔 것이다. 서둘러 준비해고 다시 출근해야 과장이 본부장에게 보고하고 본부장은 부시장에게 보고할 수 있다.

입안이 까칠해 밥도 안넘어 간다. 물에 말아 후루룩 마신뒤 대충 준비하고 문을 나서다 아이들 방에 들어가 자고 있는 애를 본다. 일에 대한 열정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이 마음속에서 솟구친다. 그래도 일을 하기 위해 다시 문을 열고 나선다.

공공재생과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 과장 한명에 각 팀장 1명씩 3명 그리고 문서작성을 도와줄 수 있는 여직원등 총 5명만 배치된 상태다.

김성보 과장은 막막하다. 팀장들과 국세청 이전 부지 활용 방안, 남산 예장 자락 복원 사업 등 주요 현안 회의를 하고 있으나 젊음피의 수혈이 급하다. 인사 발령이 났어도 오는 23일에나 부서 배치가 가능한 상황이다. 23일이 금요일인데 그럼 24일, 25일 쉬고 나오면 일은 26일에나 시작해야 한다.

업무보고 시간이 급박한데 아무래도 오자마자 주말 근무를 시켜야 할수 밖에 없어 마음이 무겁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재생정책이 앞으로 100년뒤까지 서울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새 성장을위한 서울형 도시재생 ▷자생적 도시재생 ▷뉴타운ㆍ재개발 정비사업 방향 등의 초석을 놓고 있다.

이들은 지난 주말에도 정상근무를 하며 업무보고 준비를 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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