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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스키장도 요우커가 휩쓴다
중국인 내방객 매년 30~40% 급증
“작년에 한국인 친구들을 따라 처음 스노우 보드를 타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친구들보다 내가 더 자주 보드를 타러 오는 것 같다.”

서울의 한 사립대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중국인 유학생 A(20) 씨. 고향인 중국 상하이에서는 보기 드문 눈을 구경할 수 있다는 소리에 A 씨가 처음 스키장에 방문한 것이 지난 해. A 씨는 이제 겨울이면 한 달에도 몇 번 씩 스키장을 찾는다. 그는 “내년에는 동생을 불러 보드를 가르쳐줄 계획”이라면서 “벌써 동생이 탈만 한 보드도 몇 가지 골라놓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찾는 요우커(遊客)들이 7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스키장에도 요우커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인근에 위치한 G 스키리조트는 스키를 즐기러 온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예년과 비교했을 때 스키장 베이스 캠프에서는 영어와 함께 중국어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G 리조트의 스키 강습교사는 관계자는 요우커들이 “전년대비 체감 150%정도 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1월 둘째 주까지 하루 평균 6팀 이상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스키 강습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중국어에 능통한 스키 강사를 3명 정도 채용하기도 했다.

G 리조트 뿐만이 아니다. 국내 스키 리조트업계에서는 요즘 요우커들을 잡기 위해 적잖이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전국 스키장을 찾는 내국인 입장객 수가 2011~2012년 시즌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2011~2012년 시즌 686만명이던 스키장 입장객은 2012~2013년 631만명, 2013~2014년 583만명으로 떨어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리프트에 탑승하려면 10여분 남짓은 대기해야 했지만, 이날 G 리조트에서는 긴 대기 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중상급자 이상 슬로프의 리프트는 사람이 탑승한 경우보다 비어있는 때가 더 많았다.

반면 중국 스키 인구는 급증하는 모양세다. 중국 스키협회에 따르면 2009년 420만명에 불과하던 스키 인구는 2010년 600만명, 2011년 790만명, 2012년 934만명까지 늘어났다. 올해는 약 2000만명으로 집계됐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 알펜시아리조트에도 중국 남부에서 온 요우커를 비롯해 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 등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월 8004명이던 스키 입장객은 올해 1월 1만5980명으로 두 배가 됐다. 여기에 이미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한국으로 스키 관광을 오는 홍콩인들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G 리조트 관계자는 “매년 30~40% 이상 중국인 입장객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며칠 전에도 중국 기업에서 400명 정도가 4박5일로 리조트를 찾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요우커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며 중국 내 관광페어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면서 “다른 리조트들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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