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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스트레스 완충장치 필요…교육·취업 등 정책 변화 불가피
생각 안하는 사회…'욱질범죄' 키운다
충동범죄, 자살, 사이버 폭력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한국 사회의 ‘욱질병(病)’을 고치기 위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인성(人性)이 제대로 평가받는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스트레스를 완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필요성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소득 양극화, 기득권의 갑질 행태, 기회 불균등 문제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병폐 근절이 근원적 처방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인성이 제대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 교육과 취업 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한국은 인성좋고 착하고 준법정신이 강하며 의리있는 학생이라고 대학 잘 보내주고 취직 잘 시켜주는 나라가 아니다”며 “인생의 성공이 전혀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으니까 청소년들 사이에도 법을 지키면 되레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착한 사람이 더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 인성 좋은 사람이 대학도 잘 가고 취직도 잘 되는 것이 눈에 보여야 준법정신이 제대로 인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홉스가 얘기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the war of all against)’ 얘기를 굳이 꺼내지 않아도 우리나라 교육은 경쟁 정도가 아니라 정글이 돼가는 상태”라며 “질서를 가르치는 교육 기관에서 경쟁만 강조해서는 연대와 통합이라는게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회적 분노를 미연에 조절할 수 있는 기구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 원장은 “평소에 사회적 분노나 스트레스, 억울함 등을 해소시켜주는 다양한 사회적 조절·완충 기구가 필요하다”며 “어린이집 사고도 교사들에게 그런 장치가 많았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재룡 경희대 교수(사회학)는 “욱질병엔 단칼의 해법이란 없고 상대적 박탈감이나 빈곤감을 미리 포착해서 순치시킬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구직 등을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적극적 복지’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론 ‘욱질’을 일으키는 구조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게 공통 의견이다.

임운택 계명대 교수(사회학)는 “양극화 문제도 심각하고 우리나라에 실제로 밥 못 먹는 아이들도 있다”며 “이런 문제들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 없인 근본적 처방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 교수는 “일각에선 왜 별것 아닌 것에 분노를 하느냐고 하는데 별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 자체가 사회적 기본인식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며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더불어 사회 연대 구축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원장은 “경제정책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모든 부처에서 실질적인 차별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팀/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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