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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집 쪽방ㆍ가리봉시장ㆍ야학…그때를 아시나요?
-서울역사박물관, 24일부터 ‘가리봉오거리’展 개최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공장, 벌집, 가리봉시장, 야학…. 산업화와 민주주의라는 한국현대사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시골에서 올라와 억척스레 삶을 일궈가던 구로공단 여공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곳. 과거 ‘가리봉오거리’로 불렸던 G밸리의 중심 ‘디지털단지오거리’는 반세기가 지나 과거 산업화의 역군이라는 명성은 사라지고 ‘디지털’이라는 이정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곳은 노동자 16만여명의 삶을 품은 거대한 산업단지이며 이들의 밤낮 없는 땀과 노력이 ‘디지털’이라는 첨단을 지탱한다. 치열하고 뜨거운 삶의 장소 ‘구로’는 여전히 살아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오는 24일부터 50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구로공단 주요장소와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할 ‘가리봉오거리’展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7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가리봉동 벌집에서 직접 철거해온 문짝을 활용하는 등 구로공단 반세기 역사와 관련한 자료가 총 망라되어 있다. 

구로공단 노동자들이 공개한 다양한 생활사 자료와 사진, 인터뷰를 한데 모은 것 또한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다.



전시는 1부 ‘구로공단 속으로’ 2부 ‘G밸리라는 오늘’로 구성된다.

1부 ‘구로공단 속으로’에서는 1964년 구로공단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함께 구로공단 전성기 모습이 전시된다. 공장, 벌집, 가리봉시장, 야학, 노동운동 등 구로공단 사람들의 주요한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대개 시골에서 올라온 노동자들은 2~3평 정도 되는 쪽방이 30~40개씩 모여 있는 ‘벌집’에 살았다. 오늘날 이런 벌집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지만 몇몇 주택이 여전히 남아 중국동포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소장한 구로공단 관련 노동운동의 방대한 자료들과 함께 서통(가발업체)에서 활동했던 한 노동운동가의 개인 소장 자료(일기, 수감 당시의 편지 등), 경찰서의 조사기록(복제) 등을 선보인다. 



다방, 분식점 등 구로공단 노동자들이 기억하는 추억의 장소를 방문해 보는 것도 이번 전시의 묘미다.

2부 ‘G밸리라는 오늘’ 에서는 1997년 구로첨단화계획 이후 구로공단은 지식기반산업 위주로 업종 전환을 거쳐 2000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라는 새 이름을 갖게됐고 현재는 서울의 대표 오피스타운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피스타워의 안과 밖을 입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맵핑영상을 선보이며 다양한 시선의 사진을 통해 디지털단지의 전모를 볼 수 있다.

이제 구로공단은 과거가 되었지만 이를 새로운 시선으로 고민하고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키는 다양한 작업들도 있다.

구로문화공단, 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 구로는예술대학, 금천미세스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커뮤니티가 그간 생산해낸 재치있고 매력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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