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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재發 ‘퍼펙트 스톰’…글로벌경제 뒤흔드나
산유국 재정난에 석유보조금 축소…최대 산유국 러시아도 경기침체 암운
철광석 대국 호주 사상최대 무역적자



원자재 시장발(發) ‘퍼펙트스톰(perfect storm)’ 조짐이 뚜렷하다. 원자재 시장 급락으로 자원수출국의 경제가 악화되면서 전세계적인 경제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신흥국인 자원수출국의 경제난은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선진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중동 3대 산유국인 아랍에미레이트(UAE)는 내달부터 석유제품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없애기로 했다. 국내총생산(GDP)의 6.6%에 달하는 연간 70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UAE는 앞서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전기 보조금도 줄였다.

UAE가 재정적자를 피하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 선은 유지해야 한다. 그나마 UAE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인근 바레인, 오만은 100달러가 손익분기점이다. 중동 뿐 아니라 카리브해 산유국들도 이미 심각한 재정적자에 직면한 상태다.

UAE의 이번 조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UAE보다 재정이 어려운 다른 자원수출국들도 곧 에너지 보조금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2013년 신흥국의 에너지관련 보조금 규모는 5480억 달러에 달한다.

오만은 이미 산업연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이집트 등도 보조금 축소에 돌입했다. 그런데 보조금을 줄이면 민간부분의 부담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원수출국인 브라질은 22일 올해 재정흑자 목표를 GDP 대비 1.1%에서 0.15%로 낮췄다. 브라질은 철광석 등 원자재 수출 감소 등으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와 헤알화 가치하락, 이에따른 세수감소와 물가상승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 경제에도 암운이 드리웠다. 모스크바 주재 ING 경제분석가인 드미트리 폴레보에프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 머무른다면 러시아 경제가 내년 경기침체나 스테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철광석 대국인 호주도 지난 4월 41억4000만 호주달러(3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무역적자 기록했다. 벌써부터 재정악화와 이에따른 경기침체의 악순환에 접어들었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문제는 원자재 시장을 짓누르는 압력이 정치, 경제, 금융부분에 걸쳐 광범위하다는 데 있다. 원유시장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과 이란의 원유시장 합류, 세계경제 성장판인 중국의 부진, 그리고 10년만에 시작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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