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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닛케이 FT인수, 日은 환영, 해외선 우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함께 세계경제신문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에 팔렸다. 일본 언론은 환호하고 있지만, 일본 밖에서는 향후 경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일본어라는 벽이 만들어내는 좁은 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을 해온 경쟁사는 충격을 받고 있다”며 “닛케이가 국내신문시장 축소에 따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국제 디지털 전략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 도요게이자이(東洋経済) 온라인은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일본의 국내시장에 큰 자극을 가져왔다”고 평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닛케이는 “인터넷판 사업에 성공하고 아시아와 구미라는 다른 지역을 커버하는 양사의 통합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벌써부터 FT 편집의 독립성이 유지될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FT의 기존 주인인 교육업체 피어슨은 편집국장 선임 외에는 편집권에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니케이는 언론사인 만큼 인력 등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편집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가디언 지는 매각 발표 직후, 일본 매체 특유의 폐쇄성을 언급하며 FT가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할 수 있을 지 질문했다. 특히 도시바 부정회계 사건을 언급하며 “닛케이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없었다고 봤지만, 영미에서는 회사가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아 주주가 희생됐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올림푸스의 손실 은폐 스캔들에 대해서도 “닛케이는 보도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닛케이가 FT 인수가로 제시한 8억4400만 파운드(약 1조 5300억 원)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금액보다 5배가 많다. 게다가 런던 템스 강변에 있는 FT 본사 사옥과 주간 이코노미스트 지분 50%는 매각에서 제외됐다.

블룸버그는 이날 과거 일본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실패사례를 종합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지난 2013년 미국 휴대통신회사 스프린트를 230억 달러에 인수했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120억 달러에 불과하다. 일본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도 2009년부터 총 2667억 엔을 들여 사들인 인도 타타텔레서비스 주식을 팔았다.

FT의 작년 매출은 3억 3400만 파운드, 영업이익은 2400만 파운드다. 닛케이의 FT 인수가격은 33년치 영업이익에 해당한다. FT의 지난 4월말 기준 유료가입자는 72만2000명이며 온라인가입자가 70%를 차지한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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