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엔터테인먼트 업계 막강한 실력자
한국에 자회사 설립하고 한류 콘텐츠 확보나서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윤현종ㆍ김현일 기자] 배우 이영애의 안방 복귀작 ‘사임당’에 100억원의 투자의사를 밝히며 관심을 모은 이는 바로 홍콩 재벌 앨버트 융(Albert Yeungㆍ楊受成)이다.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자산만 13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5000억원을 보유한 억만장자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엠퍼러(Emperorㆍ英皇) 그룹은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금융ㆍ시계ㆍ출판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홍콩 재계 서열 5위 안에 들어 있다.
홍콩 엠퍼러그룹 회장 앨버트 융(오른쪽)과 중국 배우 판빙빙 |
올해 71살인 앨버트 회장은 오래 전부터 중화권 연예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실력자다. 하지만 그의 첫 사업은 시계였다. 상하이에서 시계점을 운영했던 아버지로부터 1964년 20만위안을 빌려 홍콩 카우룽에서 시계 사업을 시작했다. 이듬해 명품 브랜드 롤렉스와 오메가 시계 판매권을 따내면서 본격적으로 고급시계와 보석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 얼마 안 가 사업이 크게 성공하면서 앨버트에겐 ‘시계대왕(鐘錶大王)’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현재 ‘엠퍼러 와치&주얼리(Emperor Watch & Jewelry)’ 매장은 홍콩 여행객들이 꼭 찾는 인기 장소가 됐다.
(위) 1965년 11월, 엠퍼러 와치&주얼리(Emperor Watch and Jewellery) 회사 개장식 모습. 하얀 재킷에 검은 안경을 쓴 이가 앨버트 융. (아래) 2009년 홍콩 침사추이에 문을 연 엠퍼러 주얼리 플래그십 매장[사진=엠퍼러 와치&주얼리 홈페이지] |
시계 사업의 성공을 기반으로 앨버트는 회사의 몸집을 불려나갔다. 그 결과 엠퍼러그룹은 금융 서비스부터 부동산ㆍ귀금속ㆍ영화ㆍ출판ㆍ가구ㆍ호텔ㆍ케이터링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보유한 거대 상장기업으로 변모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는 그의 주요 사업군이다. 계열사 엠퍼러 엔터테인먼트는 성룡, 이연걸, 유덕화, 주윤발 등 중국 유명배우들의 영화를 제작ㆍ배급해왔다. 영화 ‘양자탄비’, ‘차이니즈 조디악’, ‘1942’, ‘쉬즈더원’ 그리고 드라마 ‘홍루몽’이 모두 앨버트가 제작한 작품들이다.
앨버트 융은 2005년 성룡과 김희선이 주연한 영화 ‘신화-진시황릉의 비밀’의 제작을 맡기도 했다. 아래 사진은 (왼쪽부터) 배우 관지림, 유덕화, 장만옥과 함께 한 앨버트 융[사진=앨버트 융 홈페이지] |
앨버트 회장은 이제 중화권을 넘어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손을 뻗고 있다. 최근, 한국에 자회사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EEK)를 설립하고,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해 한류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드라마 ‘사임당’에 대한 투자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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