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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석유 감산에도 OPEC은 증산… 중동의 제 살 깎아먹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장이자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을 줄였는데도, 정작 OPEC의 전체 산유량은 늘어 중동 각국이 계속 제 발등을 찍고있다. 이라크와 이란의 증산 때문인데, OPEC내 불협화음으로 인해 공급과잉과 저유가는 지속되고 각국 정부의 재정난도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미 사우디는 8년 만에 국채까지 발행했다.

OPEC의 월간 석유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의 산유량은 일일 1040만 배럴로 전달인 6월 1060만 배럴보다 20만 배럴 줄었다. 그러나 같은기간 OPEC 12개 회원국의 산유량은 10만700배럴 증가한 3151만 배럴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최대다.

이는 OPEC내 2위 산유국인 이라크가 재정난을 극복하고자 산유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이란 역시 핵 협상 타결을 기점으로 증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의 지난달 일일 산유량은 4만7000배럴 증가한 410만 배럴이었고 이란도 286만 배럴로 3만2300배럴 늘었다. 이밖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앙골라의 산유량도 증가했다.

산유국 각국은 여름 전력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늘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OPEC 또한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가 앞으로 수개월간 꾸준히 증가해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있다.

OPEC은 내년 세계 원유 수요량이 일일 9270만 배럴로 올해보다 138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내년 수요량에서 회원국의 콘덴세이트, 천연가스액체(NGL)와 OPEC 비회원국의 산유량을 제외한 산유량은 일일 3010만 배럴로 지난달 OPEC 총 산유량이 100만 배럴가량 많다.

북해유전과 미국, 콜롬비아, 러시아, 중국 등 OPEC 비회원국의 일일 산유량도 올해 9만6000배럴 증가한 5746만 배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생산량은 5773만 배럴로 전달보다 상향전망했다.

비야른 쉬엘드롭 스톡홀름엔실다은행(SEB) 최고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11일 “OPEC은 (저유가를)저지할 수 없다”며 “시장에는 유가가 상승한 지난 2월과 같은 낙관론이 없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OPEC은 지난해 11월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생산량 감축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공급과잉으로 국제유가는 반토막나며 산유국 정부의 재정압박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사우디는 150억리얄 규모의 국채매각을 단행했고 지난 10일 150~200억리얄 규모의 국채를 또 한 차례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FT는 사우디가 연말까지 27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올해 사우디의 재정적자는 1300억달러, 올 상반기 외환보유고는 약 600억달러 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는 여전히 50달러를 밑돌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8달러(4.18%) 하락한 배럴당 43.08달러로 장을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23달러(2.44%) 내린 49.18달러를 기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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