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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최대 야쿠자 ‘야마구치’파 분열은 ‘돈’ 때문…정부 “진압할 기회”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100년 전통의 일본 최대 야쿠자인 야마구치구미(山口組)가 분열, 조직폭력배들 간 충돌 위험이 높아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 추산 조직원 2만3400명, 일본 전체 야쿠자의 44%를 차지하는 거대한 야마구치구미의 균열은 장기 경기침체, 정부 단속, 대중의 적대적 시선 등 환경 변화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시노다 켄이치

야마구치구미는 1915년 고베항에서 부두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창설돼 술집, 도박장 등 여러 업소들이 ‘뒷일’을 봐주며 급성장했다. 특히 1946년 3대 총수에 오른 타오카 카즈오가 강력한 카리스마로 경쟁 조직들을 평정하면서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으로 거듭났다. 1981년 사망한 카즈오와 야마구치구미의 성장 스토리는 일본에서 숱한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다. 당시만해도 야쿠자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나쁘지 않았다. 팬잡지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분열도 73세로 고령인 6대 총수 시노다 켄이치의 리더십에 대한 조직 내 반감이 터진 결과로 풀이된다. 야마구치구미에서 야마켄구미(山健組) 등 13개 조직은 올 초 회의를 열고 새로운 조직 ‘고베야마구치구미(神戶山口組)’를 결성하기로 할 정도다.

우마츠 히로유키 전직 강력반 경찰은 1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야마구치구미의 분열은 야마구치구미의 수입이 줄었음을 뜻하며, 야쿠자들은 이런 일을 참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야쿠자에 관한 여러 저술 활동으로 전문가로 인정받는 미즈노구치 아츠시 역시 “장기 경제 침체로 야쿠자의 경제적 영향력이 조금씩 잘려나갔다”고 풀이했다.

WSJ는 야쿠자의 수입은 경찰의 가장 최신 집계인 1989년 기준 1조3000억엔이며, 현재 환율 환산으로 100억달러가 조금 넘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집계보다 26여년이 지난 오늘날 야쿠자 수입은 오히려 이 때와 비슷하거나 못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최근 야마구치구미의 분열은 야쿠자 세력을 진압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일본 경찰도 야쿠자의 인적, 재정적 공급원을 차단하는 전략을 펴겠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은 또 신규 조직과 기존 조직이 맞붙을 것으로 보고 전국에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1984년과 1985년에 걸친 야마구치구미 내부 갈등 때에도 조직원 30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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