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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세청, 카드사가 부가세 걷는 방안 검토…부가세 탈루 방지 목적
[헤럴드경제] 국세청이 신용카드 업체들이 원천징수의무자가 되어 부가가치세를 대리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매출자가 부가가치세를 국세청에 납부하는 기존 방식에서 신용카드사가 대리징수 및 납부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자는 것이다.

부가가치세 탈루를 막는 것이 목적이다.

국세청은 20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세행정포럼에 앞서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한년 부가가치세과장은 “신용카드사가 대리 징수하는 방안 논의를 시작한 지 2∼3년이 됐다”면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입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기획재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 내년 세법 개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국세청은 총 매출에서 카드 사용비율이 각각 95%, 90%에 달하는 주점업과 주유소업에 대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시행착오와 부작용을 감안해 점차 카드 사용비율이 높은 다른 업종으로 확대한다는 게 국세청의 복안이다.

국세청이 이런 방안을 모색하는 이유는 부가가치세 체납액이 지난해 7조원을 넘어서는 등 체납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부가가치세를 체납한 뒤 명의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고의로 폐업해 세금을 회피하는 등의 편법을 억제하기 위해서도 이런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잠재성장률 저하로 세수 부족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세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정부 안팎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날 국세행정포럼에서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부가가치세 대리징수제도 도입을 통한 거래질서 정상화 방안’을 발제하면서 이 같은 국세청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정 교수는 주점업과 주유소업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대리징수를 의무화할 경우 연평균 최소 3692억원 정도의 세수 증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정 교수는 타 업종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세율을 10%로 유지하되,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해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부가가치세 원천징수에 따른 사업자의 현금유동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조기환급 제도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세청과 신용카드사의 시스템을 연계해 사업자가 부담한 매입세액을 실시간으로 정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토론자로 나선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부가가치세 대리징수 제도의 안착을 위해 도입 초반에 세금을 깎아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용카드 사용을 회피하는 사업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현금영수증도 신용카드사에 신고되도록 하는 방안 등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부가가치세의 대리징수 제도 등은 오랫동안 도전해 온 숙제인데, 일상화된 카드 거래와 발달된 IT 환경을 감안하면 터놓고 이야기할 때가 됐다”면서 “카드 사용이 줄어들거나 간이과세 대상자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지 세밀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정책화에 대한 권한을 쥐고 있는 기재부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기재부 한명진 조세총괄정책관은 토론에서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납세 비용이 많이 들면 생각해봐야 하는데, 매입세액 실시간 환급 문제와 간이과세자 문제, 현금으로 결제했을 경우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필요시 연구용역을 발주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이어 최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은 ‘세법상 비상장주식 평가가액의 객관성 확보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비상장주식에 대한 평가 방법 및 산식에 대해 원칙만 규정하고 다양한 방식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규안 숭실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세무대리인의 역할과 책임 제고방안’을 발제하면서 세무대리인의 금품수수 및 횡령 금액이 과중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등 처벌 수준을 다른 전문자격사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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