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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살아있을 때 내놔야 행복”…재산 4200배 기부한 빌게이츠의 롤모델 ‘척 피니’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섹션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수십 년 간 일해 번 돈을 기부한 것도 모자라 재산의 수천 배를 자선사업 등에 쏟아부은 전직(?) 억만장자가 있다. 미국 면세점 듀티프리쇼퍼스(DFS) 공동창업자 척 피니(84)다. 

그는 최근 자산정보기관 웰스X가 발표한 세계 20대 ‘관대한 억만장자’ 가운데 기부지수(Generosity Index) 1위를 차지했다. 이 지수는 해당 인물의 현재 순자산 대비 평생 자선사업에 내놓은 돈의 액수 비율을 계산한 결과다. 피니 창업자의 기부지수는 42만%다. 자산의 4200배를 기부에만 썼단 의미다.

그는 지금껏 63억달러(7조1366억원)를 사회에 내놨다. 지금 수중엔 단돈(?) 150만달러(17억원)만 남았다. 작년(200만달러ㆍ포브스 추정치)보다 줄었다.
 
척 피니 DFS 공동창업자

1931년 아일랜드계 가톨릭 이민지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피니가 천문학적인 돈을 기부할 수 있었던 건 남다른 사업수완으로 면세점 사업을 일으켜서다. 열살 땐 집집마다 방문해 성탄 카드를 판 경험도 있다고 전한다. 당시로선 혁신적인 판매방식이었단 평가다.

이후 피니는 1950년대 해외로 파병된 미 해군들을 상대로 면세 주류를 판매하며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1960년엔 홍콩서 지금의 DFS를 공동창업했다.

오늘날 DFS는 지구촌에서 가장 큰 면세점 중 하나가 됐다. 2014년 기준 매출액은 42억5500만달러(4조8190억원)를 찍었다. 세계 2위다.

피니는 이렇게 키운 사업을 바탕으로 30여년 전부터 자선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82년 자신의 DFS지분 전체(16억달러 규모)를 애틀랜틱 기부재단(Atlantic Philantropies)을 세운 것. 그는 지난해에도 이 재단을 통해 2800만달러(317억원)를 기부했다. 이 돈은 아동교육과 치매환자 치료 등에 쓰였다.

1997년에서야 기부 사실이 공개된 피니는 남다른 사회공헌 철학을 갖고 있다. 살아오며 쌓은 부(富)를 활용해 죽기 전에 남을 돕자는 것. 그는 “죽고나서 기부하는 것 보다 살아있을 때 기부하는 게 훨씬 즐겁다. 타인을 돕는 걸 차일피일 미룰 이유가 없다”고 밝힌 적도 있다.

이는 세계의 양대 ‘기부왕’으로 불리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런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실제 빌 게이츠는 “척 피니가 내 (기부의) 롤 모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오른쪽)와 함께한 척 피니

피니는 자신의 사회공헌 철학을 가족과도 공유한다. 집은 물론 차도 없는 그는 천문학적인 재산이 자녀들 소유가 아니라는 점을 늘 가르쳤다.

피니는 방학 때마다 아이들에게 직접 용돈을 벌도록 했다. 일을 하면서 돈의 가치를 배우길 원해서다. 

척 피니의 아내 헬가 피니(푸른 옷)와 척 피니 DFS 창업자.

이뿐 아니다. 그의 자서전 등에 따르면 피니는 뉴욕에 살던 두 딸의 휴대폰 요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자 전화를 해지하기도 했다. 전화없이 살 수 없다며 투정하는 딸들에게 피니가 준 것은 시내 공중전화박스 위치가 표시된 지도한장 뿐이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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