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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왕실-<19> 카타르]히잡 벗은 여걸들...교육·문화서 영향력...여성권리 신장 앞장도
보통 중동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은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 왕실 여성이라고 해도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카타르 왕실의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전 국왕의 두번째 왕비인 모자 빈트 나세르 알 미스네드 가 대표적이다. 그는 ‘카타르의 힐러리 클린턴’이라고 불리며 지난 1995년부터 교육과 과학,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비영리기구인 카타르재단 회장을 맡고 있다. 이 재단의 중점 사업은 ‘교육도시 건설’ 등이다.

모자 왕비는 또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고보건위원회 부의장을 맡았으며, 2006~2012년엔 최고교육위원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2003년엔 유네스코 초등 및 고등교육을 위한 특별담당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알 마야사 빈트 하마드 알 타니. [사진=위키피디아]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는 모자 왕비의 대외활동은 카타르에서도 전례가 없던 일로, 국왕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여성의 권리신장에 앞장서 여성 자가운전 허용, 여성보호센터 설치 등의 활동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그녀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2013년 아들인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이 즉위한 직후에는 왕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활동을 자제했으나, 최근 서서히 예전처럼 활동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교육을 받고 대중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허락받은 사람으로 히잡을 쓰거나 2번째 아내라는 점은 내가 하는 일들을 막지 못한다”며 “다른 아내들을 존중하고 다른 여성의 아이들도 나의 아이들과 같다”며 여성과 아동인권보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타밈 국왕의 여동생인 알 마야사 빈트 하마드 알 타니 역시 카타르 왕실을 이끄는 여걸이다. 하마드 전 국왕의 14번째 자녀인 그는 미국 듀크대에서 미술과 정치학을 전공한 수재로 아랍어뿐 아니라 영어와 프랑스어에도 능통하다. 알 마야샤는 카타르 박물관장으로 왕실의 미술품 관리를 도맡아하고 있다. 데미안 허스트, 앤디 워홀, 마크 로스코 등의 작품을 포함, 전 세계에서 각종 미술품을 사들이고 있으며 카타르를 중동 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데 힘쓰고 있다. 아울러 도하(Doha) 영화연구소의 회장으로 포브스와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예술분야의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이다.

모자 빈트 나세르 알 미스네드 왕비 [사진=위키피디아]

힌드 빈트 하마드 알 타니 공주도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다.

타밈 국왕의 누나로 하마드 국왕과 모자 왕비 사이에서 난 3번째 자녀다. 어머니를 도와 카타르재단 부회장으로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카타르의 첫번째 교육관련 비정부기구인 ‘카타르를 위한 교육’(TFQ)을 출범시켰다.

힌드 공주 역시 듀크대를 졸업했으며 선왕 대에는 정책수립에 도움을 주면서 자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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