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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왕실-<19> 카타르]페북하는 35세 국왕…작은 왕실 큰 외교‘중동부국’과시
즉위와 함께 걸프국 등 전세계 순방
서방국에 우호적 이스라엘과도 친밀
스포츠외교로 2022년 월드컵 유치도
알자지라방송 통해 ‘아랍 목소리’ 높여


2013년 중동의 부국 카타르에 33살의 젊은 왕이 즉위했다. 선왕이 붕어한 것도 아니다. 형도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젊은 이 국왕은 이후 카타르를 전세계 외교무대에 강소국으로 각인시킨다.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은 하마드 빈 칼리파 전 국왕과 둘째 부인인 모자 빈트 나세르 알 미스네드 왕비의 둘째 아들이다. 1996년 왕세자로 책봉된 친형 자심 빈 하마드가 왕위계승권을 포기하면서 2003년에 왕세자가 됐다.

카타르 왕실이 세운 알자지라 방송. [사진=타밈 빈 하마드알 타니 카타르 국왕 페이스북(EmirOfQatar].

33세의 젊은 국왕은 즉위와 함께 전세계를 돌며 카타르의 위상을 높였다. 즉위 4개월 만에 걸프 각국을 순방했고, 지난 해엔 이슬람국가(IS) 공습을 위한 미군 중부사령부의 전진기지로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제공하며 우의를 다졌다. 지난 해 11월에는 한국을 찾았었고, 올 5월에는 사우디 살만 국왕이 불참한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종교적으로는 수니파로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고 원리주의를 중시하는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을 돕고 있으며 사우디와 함께 예멘 내전에도 개입하면서 중동 강소국으로서의 영향력을 착실히 늘려갔다.

영국 BBC방송은 아버지인 하마드 국왕보다 더 보수적이며 위험회피 성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의 즉위 당시 ‘요령 넘치고 신중하고 계산적인’ 인물로, 실용주의자이며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묘사했었다.

타밈 국왕은 통치 외교에 앞서 스포츠 외교에서 이미 경험을 쌓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유치위원장으로 대회를 유치했고,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2022 월드컵 유치까지 이끌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카타르 올림픽 위원회 의장을 맡으면서 2020년 올림픽 개최에 도전하기도 했다.

타밈 국왕의 대외적인 성과에는 부친인 하마드 전 국왕의 업적이 바탕이 됐다.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오른쪽)과 선왕인 아버지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사진=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 페이스북(EmirOfQatar)]

하마드 전 국왕은 왕세자 시절인 1995년 부친인 칼리파 빈 하마드 국왕이 스위스에 머문 틈을 타 무혈 쿠데타로 왕위에 오른다.

하마드 국왕은 즉위 후 빠른 속도로 카타르를 경제대국으로 키웠다. 즉위하던 해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995년 카타르의 구매력평가(PPP) 반영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5만5561달러였으나, 퇴임한 2013년엔 14만1851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05년까지 오일 머니로 부를 축적한 하마드 국왕은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카타르투자청(QIA)를 설립해 각국의 기업과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또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각종 국제행사를 유치한다.

미국과의 관계에도 공을 들였다.

카타르 왕실이 지난 1996년 개국한 알자지라 방송은 서방에 아랍의 목소리를 전하는 창구로 자리잡았다. 카타르 왕실은 꾸준히 알자지라를 후원하면서 중동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으로 주목받았고 전 세계 80개국에 지국을 두는 매체로 성장했다. 2013년엔 미국에서 알자지라 아메리카 방송국을 개국하기에 이르렀다.

카타르 왕실의 영향으로 주로 이슬람 원리주의와 무슬림형제단, 친수니, 반시아파적 관점에서 사안을 다룬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나 이스라엘의 관점이나 이란의 관점을 반영하기도 한다는 입장이다. 알자지라는 오사마 빈 라덴의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휩쓸자 1억 달러를 기부해 환심을 샀다. 다른 아랍국가들과는 달리 이스라엘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국가수반으로는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방문했다.

다만 2022년 월드컵 유치과정에서 비리의혹과 경기장 건설 과정의 노동자 인권문제 등에서는 오점을 남겼다는 평가가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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