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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터미널’ 실제 주인공? 러시아 공항서 사는 가족
[헤럴드경제] 영화 ‘터미널’에서 톰 행크스는 미국에 입국하지도 고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JFK 공항에 살게 된다.

미국으로 날아오는 동안 고국에선 쿠데타가 일어나고, 일시적으로 ‘유령국가’가 되었기 때문. 그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뉴욕에 들어갈 수도 없게 된 신세가 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 영화처럼 실제로 공항에서 50여일이나 살고 있는 가족이 있다.

최근 영국 BBC는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거주중인 하산 아메드 모하메드 가족의 사연을 소개했다.


부인과 12살, 9살, 7살, 3살 자식 등 모두 6명인 모하메드 가족은 지난달 12일 이 공항에 도착한 이후 계속 이곳에서 살고있다.

50일 가까이 차가운 공항 바닥을 안방 삼아 살고있는 모하메드 가족의 사연은 다른 난민들처럼 안타깝다. 과거 시리아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던 쿠르드 계열의 소수민족인 모하메드 가족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학살을 피해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가장인 아버지 하산이 선택한 정착지는 바로 러시아. 이를 위해 그는 위조 비자로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입국심사대를 벗어나려다 그만 들통이 나고 말았다. 문제는 모하메드 가족이 죽을지도 모르는 고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할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에 가족은 러시아로 입국하지도 돌아가지도 못하는 처지가 돼 지금까지 공항에서 살게 된 것이다.

아들 리나스(12)는 “남들에게는 1-2시간 머무는 공항이지만 우리 가족은 40일 넘게 이곳에서 살고 있다” 면서 “때로는 너무 추워 잠도 못잔다” 고 털어놨다.

시설이 잘 갖춰진 공항이지만 당연히 여성과 어린이가 시멘트 바닥에서 장기간 사는 것은 어렵다. 특히 엄마 굴리스탄은 공항에 머문지 6일 만에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유엔아동기금(UNICEF)이 모하메드 가족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NGO단체들이 가세해 당국에 가족의 입국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아버지 하산은 “우리 가족은 인도적인 대우를 받기 원한다” 면서 “공항 관계자는 나를 테러리스트로 여긴다. 세상에 부인과 네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테러리스트도 있느냐?”며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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