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드라마 등 한류에 관한 연구가 학계에서 작은 영역이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소개했다.
WSJ는 “폴란드부터 아르헨티나까지 박사들이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를 꼼꼼이 살펴보고, 일본 중년 여성의 한국 보이그룹 열광에 대해 얘기한다”며 최근 몇년새 학계에서 일고 있는 K-팝 연구의 부상을 짚었다.
2000년대 들어 K-팝이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학문 연구도 시작됐다. 2012년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자, 고려대는 세계한류학회를 설립했고, 이 학회는 현재 20개국, 28개 지부로 늘었다. 오는 4일 두바이에서 열리는 이 학회의 제3차 연례회의에선 150여명의 학자들이 K-팝 토론을 벌인다.
영국 런던대 키스 하워드 교수는 1999년 유럽에서 열린 한국학협회 연차회의에서 K-팝 발라드 연구를 발표할 때만 해도 “학문 분야로 합당치 않은 주제”라는 비판을 들었다고 떠올렸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분석하는 논문을 집필 중이라는 하워드 교수는 고갱의 그림과 그룹 비스트의 ‘대안적 메트로섹슈얼(꽃미남성)’을 대조하는가 하면, 강남스타일을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 할렘쉐이크와 비교했다.
지난해 프린스턴대 우웨 라인하르트 경제학교수는 대학 웹사이트에 올린 ‘한국드라마 입문’이란 가짜 강의소개서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보다 김치, 밥, 생선 요리를 잘할 수는 없고, 두통이나 스트레스 같은 가벼운 증상에도 종합병원에 가는 것 등의 한국드라마 철칙에서는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물론 한류 연구를 달갑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클락 소렌슨 워싱턴대 한국학 교수는 “(한류 같은 연구는) 하고 싶지도 않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며 “오히려 시골의 사회변화와 같은 흥미로운 연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견임을 전제로 “K-팝은 예술적으로 형편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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