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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1’보다 더 극악한 파리테러
단순조직 알카에다 비교안돼
IS, 영토·軍 보유 국가 자처
동시다발 테러 대처 어렵고
유럽 재정불안·난민 등 골치
전쟁수행 능력 현저히 떨어져


13일의 금요일에 터진 11.13 파리테러의 파장이 전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하다. 희생자 숫자는 2001년 9.11테러 보다 작지만 전세계에 전달된 충격파는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슬람국가(IS)가 알 케에다와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조직인데다, 전세계적인 추종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세계 각국의 대응력이 한계가 있다는 점 등이다. 

▶‘테러단체’ 알 카에다vs. ‘공포국가’ IS=알 카에다는 말 그대로 테러집단이었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테러를 자행했다. 이와 달리 IS는 테러국가다.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알 카에다는 험한 지형에 숨어 은신했지만, IS는 버젓이 ‘국가(state)’임을 자처한다. 시리아와 이라크에 걸쳐 영토도 상당하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 정규군과 전투를 치러도 밀리 지 않을 정도의 국력이다. 미국 등 서방의 최정예 지상군 투입 없이는 섬멸이 어렵다. 오사마 빈 라덴 소탕작전고는 차원이 다르다. 설령 서방 지상군이 투입된다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강적이다. 미국이 지상군 투입을 꺼리는 이유다.

IS의 영토가 건재하는 한 테러의 에너지원도 사라지기 어렵다.

소수정예 전사 vs. 외로운 늑대=알 카에다의 테러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무슬림 전사들에 의해 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IS의 테러는 무슬림에서부터 서방 출신까지 출신이 다양하다. 이른바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IS 추종자들은 전세계에 분포한다. 해당국에서 나고 자란 ‘국민’인 만큼 파악이 어렵다. 최근 IS가 벌였다고 주장한 러시아 여객기 폭파사건도 공항 관계자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파리 테러에서도 범인의 절반이상이 프랑스 또는 벨기에 국적이다.

고도의 훈련을 받지 않은 대신 테러 대상도 손쉬운 곳을 고른다. 이번 테러가 발생한 파리는 국경이 열려 있는 유럽연합의 일원이다. 또 축구장, 공연장, 식당 등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쉬운 곳이다. 축구장에서는 진입이 제지되자밖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렸다. 아마추어들에 의한 광범위한 테러라는 점에서 가장 막기 어렵다. 벌써부터 다음 테러가 곧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일사분란 대응 vs. 제각각=9.11 발생 26일만에 미국은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해 점령한다. 이후 테러의와 전쟁, 2차 이라크 전으로 확전한다. 하지만 알 카에다의 지도자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은 2011년에야 사살된다. 이라크 전쟁 역시 미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라크는 여전히 혼란한 상황이다. 오히려 미군에 이라크가 무너지면서 IS 등의 세력이 힘을 키울 틈새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군은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 점령으로도 테러를 뿌리 뽑지 못했다. 오랜 기간 전쟁으로 적잖은 인명피해를 입었고, 막대한 경제적 부담만 지게 됐다.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 재정위기를 겪은 후 대외전쟁 수행 능력은 현격히 떨어졌다. 당장 수십만 명의 난민 문제만 해도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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