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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우주를 알아야 하는 세가지 이유
[헤럴드경제] ‘그래비티’‘인터스텔라’‘마션’에 이어 ‘스타워즈’까지 요즘 영화의 테마 중 하나는 우주다. 영화에 나오는 과학적 현상과 원리를 공부하는 모임까지 생겨날 정도로 대중들의 관심이 높다. 여기에는 전세계 180개국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의 영향도 있다. 우주의 생성과 우주탐험의 역사를 다룬 ‘코스모스’는 칼 세이건이 진행한 1980년판과 닐 타이슨이 해설을 맡은 2014년판이 있다. 특히 뉴욕 헤이든 천문관의 천체물리학자 닐 타이슨 박사의 ‘코스모스’는 업그레이드된 정보와 함께 어려운 과학기술의 개념을 명확하고 쉽게 풀이해 인기가 높다.

스페이스 크로니클/닐 디그레스 타이슨 지음, 박병철 옮김/부키

“내 목표는 우주를 지상으로 끌고 내려와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을 좀 더 재미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우주 스토리텔러’ 타이슨의 열번째 저서 ’스페이스 크로니클’이 출판사 부키에서 나왔다.

인류가 왜 우주를 동경하게 됐으며, 왜 우주로 나가야 하는지 우주 탐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기 쉽게 담아내 우주 입문서로 제격이다.

지구인들에게 외계행성의 존재가 알려진 건 1980년대말에서 90년대 초. 그곳에 지능이 있는 생명체가 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때문에 세계는 술렁였다. 그러나 당시 발견된 행성들은 모두 목성을 닮은 거대 기체 행성이어서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없었다. 그렇다고 태양이 수천억개 있는 은하와 이런 은하가 1000억개 존재하는 우주에 “생명체는 오직 지구에만 존재한다”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게 천문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외계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모항성과의 거리가 중요하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야 한다. 물이 액체상태로 존재하는 0~100도 사이에 행성의 온도가 유지돼야 한다. 모항성과의 거리도 중요하지만 모항성에서 방출된 복사 에너지를 흡수하는 정도도 중요하다. 480도에 달하는 금성의 온실효과가 바로 그런 예. 지구밖에서 생물체가 발견된다면 원시생물이거나 그 흔적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저자는 지구와 가까운 화성과 유로파에서 과거 물이 존재했던 시기에 살았던 생명체의 화석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생명의 탄생에 대한 비밀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얘기를 돌려 과연 먼 우주로 눈을 돌리는게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이 나올 수 있다. 이 땅에 산적한 문제들을 두고 빈 공간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게 옳을까?

저자는 우선 현실적인 이유를 제기한다. 바로 소행성이나 혜성의 지구충돌이다. 타이슨은 당장 2029년 4월13일에 대형 축구경기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큰 소행성이 통신 위성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스쳐 지나갈 예정이라며, 달력에 표시해 두라고 말한다. 아포피스로 불리는 이 소행성이 소위 중력구멍이라고 부르는 고도까지 접근한다면, 재 상봉일인 2036년에는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사이의 태평양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경우 5층 높이의 쓰나미가 북미 대륙 서부 연안을 집어삼키고 하와이의 도시들을 쓸어버릴 수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구와 궤적이 겹치면서 직경 1km 이상인 소행성 명단을 작성하는 것이다.

우주여행시대를 앞당길 미래의 신기술에 대한 저자의 소개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지구 대기를 벗어난 상태에서는 막대한 양의 화학연료가 필요없다. 소량의 이온화된 제논 가스만으로도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고 태양풍을 바람삼아 항해하는 솔라 세일도 미래기술이다, 핵반응기를 이용한 우주선도 조만간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 중 연료효율이 가장 높은 것은 반물질 로켓. 반물질을 다루는 기술이 남은 숙제다. 시공간 속의 지름길인 웜홀을 통해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찾아갈 만한 목적지는 어디일까. 달을 넘어서 갈 수 있는 곳은 화성 뿐이다. 미국은 2030년대 중반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로봇을 이용한 화성탐사는 현재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마스 익스프레스 오비터 같은 탐사선이 화성궤도를 돌면서 화성 표면을 촬영하고 있고 오퍼튜니티와 큐리오시티 같은 탐사 로봇이 화성 지형을 관찰하고 시료를 채취해 분석결과를 지구로 보내주고 있다. 로봇을 우주로 보내는데 드는 비용도 인간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 생명유지장치도 없고 지구 귀환을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그런데 굳이 사람을 보내려는 이유는 뭘까. 인간은 직관과 감정이 있어서 예기치 않은 곳에서 의외의 발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과연 화성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을까, 성공한 이후 더 먼 우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타이슨의 우주연대기는 인간의 호기심과 모험의 역사로 읽어도 좋다. 더 재미있고 보람있는 무언가를 꿈꾸고 찾아가는 탐험은 타이슨이 말하고자 한 이 땅을 넘어 우주로 가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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