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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 외 신간 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 ■오른손이 아픈 날(김광규 지음, 문학과지성사)=시력 40년을 맞이한 시인의 열한번째 시집.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성찰해온 시인이 지난 4년간 지은 시 66편을 담았다. ‘빗소리’‘어리석은 새잡이’‘그늘 속 침묵’ 등 모두 4부로 구성된 시집은 일상속에서 만난 대상과의따뜻한 교감과 섬세한 관찰을 통해 발견한 진실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손자에게 무슨 비밀처럼 난초꽃을 보여줬다가 시큰둥한 손자녀석을 보고 “녀석이 나이 들 때까지/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는 시인의 어린시절과 겹쳐 그려낸 ‘난초꽃 향기’는 오래 입가에 미소짓게 한다. 비우고 내려놓는 노년의 하루하루를 평온하게 지내는 시인에게도 한 가지 욕심은 있다. 한 팔로 머리를 받치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있는, 한없이 편안하고 부드러운 ‘와불(臥佛)’을 닮고 싶다. 표제시 ‘오른손이 아픈 날’은 다름아닌 설날 풍경. 평생 자식 뒷바라지에 손을 쓸 수 없게 된 늙은 딸이 설날 아침 외할머니 차례상에 떡꾹을 올린다. 설날은 때때옷 입은 아이들만의 날은 아니다. 읽을 수록 깊이가 우러나는 담백한 시들이다.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 지음, 양영란 옮김, 갈라파고스)=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공천권을 놓고 소란스럽다. 의회에서 제 할 일은 안하고 ‘다음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꾼’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런 정치 불신은 우리만의 얘기는 아니다. 벨기에 문화사학자 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는 민주주의가 덜 나쁜 통치형태인건 사실이지만 정당성과 효율성이 모두 흔들리면서 민주주의 피로감 증후군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한다. 원인은 선거만이 민주주의라는 발상에 있다는 것. 선거가 민의를 충분히 반영한다고 믿지만 사실 선거는 소수 엘리트들의 정치적 입지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는 이상도 아니란게 입증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한 타개책은 도발적이다. 선거대신 제비뽑기 제도다. 제비뽑기로 6개의 기관을 구성, 법안 제정이나 검토에도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엉뚱해 보이지만 이익집단의 로비나 독점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선거자금, 금권정치도 통하지 않는다. 생활에서만큼은 누구나 전문가라는 관점까지 제비뽑기와 선거의 결합은 이점이 더 많아 보인다.


■골프, 마음의 게임(이종철 지음, 예문당)= 흔히 완벽한 골프스윙을 위해 비디오 스윙분석시스템에 따라 분절된 동작을 하나 하나 적용시키면서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골프는 심리다’는 명제에 천착해온 이종철 전 골프 국가대표 (대학부)감독(KPGA 프로)은 ‘분석-불안-집착’의 악순환이 골프를 망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기술적인 부분에 집착하게 되면 본능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스윙의 모양이 남들과 다르고 이상적인 스윙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독특한 스윙을 가지고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선수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것. 감각으로, 본능적으로 공을 때릴 수 있다면 스윙 자세가 어떻게 되든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은 ‘본능-집중-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긍정의 선순환이 골프를 살린다는 점을 실제 사례들을 들어 생생하게 전달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경훈 프로가 완벽한 스윙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일화, 그러다 저자를 만나 치유 받고 지난해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과 한국프로골프투어 상금왕에 오른 스토리 등이 인상적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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