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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카 바이러스 대유행 ③]지카 바이러스 ‘제2의 에볼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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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신생아 소두증 공포’를 몰고 온 지카(Zika) 바이러스가 ‘제 2의 에볼라’ 재앙을 유발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주대륙에서만 400만명의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경고했고,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할 회의도 소집했다. 특히 올해 브라질 올림픽을 기점으로 크게 확산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WHO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발병한 이후 현재까지 23개 국가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같은 아메리카 대륙인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중남미를 방문한 적이 없어도 감염된 사례가 나타나 공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 지카 숲에서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브라질에서 발병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태평양의 일부 섬들에서만 한정적으로 나타났지만, 이제는 전지구적으로 발병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지카 바이러스는 황열병ㆍ뎅기열ㆍ일본뇌염 등과 가까운 플라비바이러스 종류로, 이전까지는 병세가 가벼워 병원에 갈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브라질 발병 이후부터는 신생아에게 선천적으로 머리가 작은 소두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면서 공포가 커졌다. 소두증 신생아는 머리 둘레가 32㎝ 미만으로 일반 신생아(34~37㎝)에 비해 작아 각종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아직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신생아 출생 그리고 신경마비 증후군 간의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럴 개연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급기야 WHO는 대책을 논의할 긴급회의를 다음 달 1일 소집,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세계적으로 1만1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서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때(2014년) 선포된 바 있다.

WHO가 이처럼 팔을 걷고 나선 것은 향후 이 바이러스가 더욱 확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법, 신속 진단 테스트 방법이 없다. 백신이 개발돼 접종이 가능해지는 데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이집트 숲 모기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올해 여러 지역에서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면역력을 가진 인구도 적다.

특히 오는 8월 열리는 브라질 올림픽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염려가 크다. 브라질은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2만명의 병력을 투입해 모기 퇴치에 나설 예정이지만, 올림픽 방문객들의 감염을 완벽하게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이는 지구촌 축제가 질병 전파의 지구촌 재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상파울루 연방대학의 세우소 그라나투 교수(감염학)는 “방역 작업은 많은 재원을 들여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인력과 재원이 부족해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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