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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약탈로 큰 日전범기업, 21세기 방위산업 선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제국의 무기생산을 담당했던 전범기업들이 다시 한번 일본 방위산업의 핵심세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본은 28일 전범기업 미쓰비시 중공업(三菱)과 IHI(구 이시카와지마하리마 중공업ㆍ旧社名は石川島播磨重工業)이 공동제작한 첫 자국산 스텔스 전투기 ‘X-2’를 공개했다.

미쓰비시와 IHI가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는 군산 최초의 ‘신진실증기’로, 전파를 발사ㆍ흡수하는 스텔스 성능 외에도 엔진 분사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해 높은 기동성을 자랑한다.

주목할 점은 공개 시기다. 중국 경기침체로 인해 금융불안 여파가 일본에 퍼지면서 미쓰비시를 비롯한 일본 주요 방위기업의 주가는 하락세에 들어갔다. 27일 기준 미쓰비시 중공업의 도쿄증시에서 약 459.1엔에 거래돼 지난해 12월 25일 주당 514.2엔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IHI도 마찬가지다. IHI는 27일 기준 주당 255엔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25일 주당 322엔에 거래된 것을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주식전문 매체인 일본 가부시키게이자이(株式經濟)신문은 당시 미쓰비시와 IHI를 비롯해 일본 방위 분야 산업의 주식이 크게 반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핵심 중공업들이 “북핵 문제 등 정세변화를 계기로 방위장비 산업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 봤기 때문이다.

또다른 주식 전문매체인 가부탄(株短)은 “지난 1일 도쿄(東京)신문은 국산 중고 무기를 무상 또는 낮은 가격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방위장비청이 법 정비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방위장비청과 미쓰비시 등 중공업체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기대에 다시 매수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27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협력으로 이뤄진 ‘제로센(零戰)’ 시험 비행과 28일 국산 스텔스기 공개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사진2>[사진=게티이미지]


아베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는 2014년 4월 “급변하는 동아시아 정세에서 적극적인 평화주의를 실천하는데 있어 방위산업은 생명을 보호하는 산업”이라며 ‘무기 수출금지 3원칙’을 ‘방위 이전 3원칙’으로 개정, 군수품 수출을 독려했다.

이후 2014년 7월 미국에 요격미사일 ‘패트리엇’ PAC2에 최신부품을 수출하는 것을 허용했고, 지난 19일에는 호주가 추진하는 신형 잠수함 개발사업에 참가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지난 2월에도 인도 국방부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구난비행정 ‘US2’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US2’ 제작은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 등이 맡고 있다.

후지(富士)중공업은 최근 일본 방위성과 350억엔 규모의 전투용 헬리콥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후지중공업의 주가는 지난 석달 새 10% 상승했다. 미사일 생산업체인 미쓰비시전기는 최근 유럽 미사일생산업자인 MBDA와 제휴를 맺고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AMRAAM) 성능개선에 나섰다.

이 외에도 지난해 8월 일본 선박 회사 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해상자위대에 항공모함형 헬기 탑재 호위함 ‘가가(Kaga)’(기준 배수량 1만 9500t)를 진수, 해상자위대에 인도했다. ‘가가’호는 일본제국 시절 주력 항공모함의 이름이기도 하다. 1941년 하와이 진주만 공습에 가담했지만, 1942년 미드웨이 해전에서 침몰했다. 현행 헌법을 의식해 헬리콥터 구축한 또는 이즈모급 구축함으로 부르지만 사실상 공격형 항공모함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주력 함재기인 제로센과 전함 무사시(武蔵)를 만들었다. 현재 일본이 유네스코 등재를 시도하고 있는 하시마(일명 군함도)에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것도 미쓰비시다. 제로센은 문화유산 등재 논란이 됐던 자살특공대로 유명한 ‘가미카제(神風)’ 특공대가 이용한 전투기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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