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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엘니뇨 vs 몬순, 인간의 본성까지 바꾸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존재했지만 없었던 곳.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상륙하기 이전에는 세계 역사에 올려있지 않았던 땅, 신대륙을 이르는 말이다. 지리상의 발견의 시대 이후 유럽 문명이 전파된 곳이지만 이미 마야, 잉카 문명이 존재했던 곳이기도 하다.콜럼버스의 발견의 의미는 유럽의 확장 이상의 인류학적 의미가 있다.

저자 피터 왓슨은 ‘거대한 단절’에서 서로 오가지 못했던 신세계와 구세계의 단절된 시간 1만 6500년을 탐색해 흥미로운 사실을 들려준다.

신세계와 구세계는 기원전 1만5000년전에는 ‘베링 육교’로 연결돼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진화해 지구 곳곳에 정착한 초기 인류는 시베리아에 도착했다. 연결돼 있던 신구 세계가 갈라진 건 빙하기가 끝나고 바닷물이 들어차 베링해협이 생기면서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까지 신세계는 잊혀졌다.


거대한 단절/피터 왓슨 지음, 조재희 옮김/글항아리

저자는 처음에는 비슷한 생활을 영위했던 인류가 두 세계로 나뉘어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살게 된 이유로 지리, 기후를 꼽는다. 즉 엘니뇨와 몬순이라는 기후적 요인, 산맥과 평야라는 지리적 요인이다. 그로 인해 생물학적 차이가 생겼고, 결국 두 세계는 수렵-채집, 유목-농경 문명으로 각기 발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구세계에서는 몬순이 약화되면서 초기 인류가 집단을 형성하고 관개기술을 개발, 도시국가를 형성하게 된다. 농경사회를 이루고 가축을 사육하면서 생산혁명이 일어난다. 사회적으로는 부권으로 성 권력이 이동했다. 반면 신세계에서 엘니뇨는 더욱 빈번해졌고 화산 분출이나 재규어의 습격 등 예측할 수 없는 자연환경에 둘러싸인다. 그러나 풍요로운 산물 덕에 수렵, 채집 방식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었다. 자연의 풍요가 문명의 빈곤을 가져온 것이다. 저자는 자연환경이 인간은 물론 종교 풍습, 사회구조, 상업 및 산업 활동에 끼친 영향,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이 낳은 사상과 달라진 인간의 본성 등을 탐색해 나간다.

서구의 시각에서 비난 받아온 신세계의 희생제의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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