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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장금과 함께 하는 경복궁 별빛야행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했는데….’

수라상궁과 나인의 손길이 분주하다. 궁에서 일하며 배우는 소주방의 아이들은 언니같은 여성공무원들의 손길을 유심히 관찰한다. 대장금, 그녀의 꿈과 추억이 깃든 곳이다.

어린 장금이 타고난 절대 미각으로 할머니 같은 상궁을 놀라게하고, 먼저 간 어머니의 레시피쪽지를 발견한뒤 감격어린 눈물을 흘리던 곳이다.

소주방의 분주함은 임금님, 아니 임금님 같은 국민에게 드릴 12첩 반상을 올리기 위함이다. 야심한 밤의 궁 나들이. 이번엔 대장금과 함께하는 별빛 야행이다. 오는 9월1일부터 진행하며, 오는 19일 오후2시 시작되는 인터넷 신청이 성공해야 임금님 대접을 받는 이번 체험을 할 수 있다.

▶경회루

임금님이 되는 행운을 얻은 국민은 소주방에서의 궁중음식 체험으로 별빛이 쏟아지는 밤 궁전 산책을 시작한다.

전통예술 공연이 울려 퍼지고, 왕과 왕비의 일상식이었던 12첩 반상을 재해석한 ‘도슭수라상’이 반상에 오른다.

소주방은 경복궁에서 음식을 조리, 보관, 제공하던 공간으로 약 100년 만에 복원되어 지난해 5월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방됐다.

두번째 장소는 교태전. 교태전은 왕비의 휴식공간인 동시에 공식적인 업무가 이루어졌던 공간이다. 교태전 건물 뒤편으로는 아미산이라는 후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왕실 여성들이 구중궁궐 안에서도 갑갑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조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중궁전인 교태전 북쪽에는 흥복전과 여러 빈(嬪)의 거처인 후궁영역이 있었다. 이 영역과 관련 있는 내전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있는 곳은 고종대에 중건된 함화당ㆍ집경당이 유일하다. 경복궁 별빛야행에서는 관람객들에게 내부까지 공개한다. 후궁들의 고독과 왕의 사랑을 받으려는 ‘꽃들의 전쟁’ 그 풍경이 오버랩된다.

▶소주방 궁중음식

향원정은 로맨틱한 곳이다. 경복궁 북쪽의 후원 영역에는 향원지라는 네모난 연못이 조성되어 있고, 그 가운데 향원정이 있다. 정치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과 백년가약을 맺지 못한 임금이 밀회를 즐기거나, 남의 눈을 의식하느라 사랑하는 중전과 대면대면하던 왕이 중전을 불러내 낮에 못한 사랑 타령을 맘껏하는 곳이다. 연꽃으로 가득 덮인 연못 위에 아늑하고 여성적인 분위기의 향원정을 만날 수 있다.

별빛 기행은 다음 코스는 집옥재이다. 서재와 외국 사신 접견 장소로 사용하던 집옥재는 양옆 벽을 벽돌로 쌓아 만든 청나라풍 건물로, 밖에서 보면 단층으로 보이나 내부는 중 2층으로 되어있다. 궁궐 속 작은 도서관으로 꾸며져 일반인에게 내부가 공개된다.

경회루에 이르면 진짜 임금이 된 느낌이다. 경복궁의 고즈넉함을 온전히 느끼며 산책로를 걷다 경회루를 만난다. 경회루 서쪽 뒤편 연못에 비친 경회루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풍악을 울려라~!”라고 외치고 싶은 곳. 경회루 누각에 올라 경복궁의 아름다운 야경을 한눈에 담으며 듣는 대금독주는 감동을 더 할 것이다.

마지막 장소는 근정전이다. 근정전은 경복궁의 정전(正殿)으로서 왕이 부지런히 정치에 솔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 왕조의 위엄을 상징하고, 궁궐 전각 중의 으뜸인 근정전은 국가의 공식 행사나 의례가 치러지던 곳이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서도식)과 함께 품격 있는 궁궐 문화콘텐츠 다양화를 목적으로 궁중음식 체험과 전통공연, 경복궁 야간해설탐방이 결합된 특색 있는 행사로, 이번 프로그램을 꾸몄다.

참여한 국민들은 은은한 별빛 아래 발아래를 비추는 청사초롱을 따라 이동하며 밤 궁의 흥취를 맘껏 향유할 수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9월 1일을 시작으로 경복궁 휴궁일(매주 화요일)인 6일, 13일을 제외하고 17일까지 하루 두 차례, 1일 120명(회당 60명)이 참가할 수 있다. 사전 예매는 옥션(http://ticket.auction.co.kr)을 통해 오는 19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되며, 한 사람당 4매까지 예매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활용이 어려운 만 65세 이상 노년층을 위하여 전화예매(옥션 고객센터 ☎1566-1369)를 병행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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