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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힐러리 ②]10초간 세 번 휘청, 폐렴까지… 힐러리 건강, 대선 최대 쟁점 부상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11일(현지시간) 공식석상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인 데 이어, 이틀 전 폐렴 진단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되면 역대 최고령(69세) 대통령이 되는 그에게 건강 상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며 대선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힐러리는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ㆍ11 공식 추모행사에 참석, 1시간30분 정도 머물다가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아 급히 자리를 떴다.

시민들이 찍어 SNS에 퍼진 영상을 보면, 힐러리는 밴을 타기 위해 왼쪽에서 경호원의 부축을 받고 뒤에서는 허리 높이 기둥에 기대 있을 때부터 상체를 비틀거리는 모습이 비친다. 그러다 고작 두세 걸음 앞에 멈춰선 밴에 올라타기 위해 이동하려는 순간 다리에 힘이 완전히 풀린 듯 몸을 가누지 못한다. 경호원의 부축이 없었다면 서 있기도 힘든 모습이었다. 가까스로 경호원의 부축을 받아 작은 보폭으로 두어 걸음을 옮겼지만 차문 앞에 가서는 완전히 앞으로 고꾸라지며 차 안으로 들어갔다. 불과 10초도 안되는 새 크게 휘청거린 것만 세 차례 정도다. 힐러리는 딸 첼시의 아파트로 이동,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힐러리 클린턴(차량 문 앞 금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11일 9ㆍ11 추모행사장에서 어지럼증을 느껴 행사장을 떠나기 위해 밴을 타려다 무릎이 꺾여 휘청하는 모습]

힐러리가 행사장을 떠난 지 약 90여분 뒤, 캠프의 닉 메릴 대변인은 “(힐러리는) 추모식 도중 더위를 먹어 딸의 아파트로 갔으며 지금은 훨씬 좋아졌다”라고 밝혔다. 힐러리 역시 첼시의 아파트 앞에서 몸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주 좋다. 오늘 뉴욕이 아름답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나 현장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과 주변 정황들은 당시 결코 가볍지 않은 상황이 진행됐음을 암시하고 있다. 한 경찰 소식통은 폭스뉴스에 “힐러리가 차량을 올라타는 과정에서 졸도한 것처럼 보였다”라고 했고, NBC 방송은 힐러리가 크게 휘청거리는 과정에서 신발 한 짝을 잃어버려 경찰이 이를 챙겼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뉴욕은 “간밤에 더위가 물러나 기온이 80℉(26.6℃)가 조금 넘는 정도였다”라고 했다.

여기에 힐러리가 폐렴을 앓고 있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힐러리의 주치의인 리자 발댁은 캠프를 통해 낸 성명에서 “금요일(9일), 오래 이어져온 기침의 원인을 진단하다 힐러리가 폐렴에 걸렸음을 확인했다. 그녀에게 항생제를 투여했으며 일정을 조정해 쉬도록 했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지난 노동절(5일) 오하이오주 연설에서는 계속 기침을 해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의심을 산 바 있다.

하루 사이에 건강 문제가 두 건이나 불거지면서, 힐러리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의혹이 재차 힘을 얻고 있다. 힐러리는 국무장관 시절(2012년)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실신해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을 일으켰고, 후속 검진 과정에서 혈전이 발견돼 입원 치료를 받고 한 달 간 쉬었다. 지난 7월 ‘이메일 스캔들’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을 때에는 “뇌진탕 이후 받은 (국무부) 보고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측은 힐러리의 건강 문제를 계속해서 쟁점화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 인사들은 “클린턴이 실어증을 앓고 있다”거나 “은밀한 질환이 있다”고 하는 등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했고, 주류 언론이 힐러리의 건강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지난해 7월 뇌진탕 정보 등이 담겨 있는 2장짜리 건강기록을 공개한 바 있지만,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역시 힐러리보다 한 살 많은 고령임에도 건강상태에 관한 기록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의 혈압이 정상이라는 위장병 전문의의 진술이 담긴 짧은 기록을 공개한 것이 전부다.

이에 뉴욕타임스의 LA지국장인 애덤 내고니는 트위터에 “힐러리가 자신의 의료 기록을 공개하고 트럼프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역공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남겼다.

김성훈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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