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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연휴 뒤 이전시②] ‘조선시대 워킹맘’ 신사임당 그림 만나볼까
서울미술관, ‘사임당, 그녀의 화원’전
초충도 14점ㆍ묵란도 1점 공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현모양처’, ‘대 성리학자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알려진 신사임당의 새로운 모습을 그린 드라마가 방영을 시작했다. 지난 26일 첫 방영된 SBS드라마 ‘신사임당-빛의 일기’에서 그려진 ‘조선시대 워킹맘’이자 뛰어난 예술가, 그리고 시대를 살아간 ‘한 명의 여성’으로서 신사임당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미술관은 1월 24일부터 6월 11일까지 ‘사임당, 그녀의 화원’전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14점의 초충도(草蟲圖)와 1점의 묵란도(墨蘭圖)가 선보인다. 특히 묵란도는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신사임당, 묵란도, 연도미상, 비단에 수묵, 92.5x45cm.[사진제공=서울미술관]


묵란도는 지난 2005년 KBS ‘TV쇼 진품명품’에 처음 공개돼 세간의 주목을 받은바 있다. 이 작품은 신사임당의 난 그림과 함께, 우암 송시열(1607-1689ㆍ율곡 이이의 제자)의 발문이 붙어있다. 묵란도 위로, 발문을 후대에 덧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송시열은 “그 손가락 밑에서 표현된 것으로도 오히려 능히 혼연히 자연을 이뤄 사람의 힘을 빌려 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격찬하며, 자신의 스승을 낳은 어머니를 추켜세워 우회적으로 스승에 대한 경외를 표했다. 서울미술관측은 “‘과연 그 율곡 선생을 낳으심이 당연하다’는 발문의 문구가 신사임당에 대한 평가에 양면적인 영향을 줬다”면서 “화가보다 훌륭한 아들을 길러낸 어머니로 각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신사임당에 대한 ‘현모양처’, ‘요조숙녀’ 이미지는 실제 그녀의 삶과는 사뭇 달랐을 수 있다. 후대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 율곡이이의 어머니’로 부각 시켜야할 필요성에 50세가 될 때까지 과거에 거푸 낙방해 공부만 했던 남편을 뒷바라지 하고, 슬하의 자녀를 키우며 식솔을 책임진 가장으로 살았던 신사임당의 생애는 지워졌던 셈이다. 

신사임당, 초충도, 연도미상, 종이에 채색 _27x24cm [사진제공=서울미술관]


같이 출품된 14점의 초충도는 꽃과 나비 이외에도 방아깨비, 쇠뜨기풀, 산딸기, 꽈리, 구철초, 붉은 잠자리, 갈대 풀 등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풀과 벌레가 자세하게 묘사돼있다. 조선 19대 국왕인 숙종은 신사임당의 초충도를 보고 “풀이며 벌레여 그 모양 너무 닮아 부인이 그려 낸 것 어찌 그리 교묘할꼬. 그 그림 묘사하여 대전 안에 병풍 쳤네, 아깝도다 빠진 한 폭 모사 한 장 더 하였네, 채색만을 쓴 것이라 한결 더 아름다워, 그 무슨 법인가 무골법이 이것이네”라고 평하기도 했다.

전시는 6월 11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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