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 “음악감독 1인‘빅네임’체제 탈피…대체 인력풀로 시향 정상화”
-지휘자 추천자문위 후보10명 확정
-올시즌 초청공연 통해 호흡 맞추기
-음악감독 선정돼도 수석객원제 유지
-관현악 포함 연주횟수 年50회로 늘려
-클래식 저변확대·연주력 향상 기대감
-서울시향 전용클래식홀 건립 과제로


“서울시향의 미션은 고품격 클래식 음악으로 서울시민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시민이 서울시향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난 2015년 12월말 정명훈 예술감독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은 이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서울시향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 놓은 정명훈 전 감독의 빈자리가 메워졌다하기엔 모자라지만, 아픈 곳을 어루만지고 부족한 곳 채우기에 바쁜 1년이었다. 그 중심엔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가 있다. 지난 24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최 대표는 서울시향을 향한 우려의 시선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과거만 바라보고서는 발전이 없다. 지휘자 체제 안정화와 관객 개발 등 미래지향적 실천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 서울시향은 올해 수석객원지휘자를 선임하는 등 포스트 정명훈 시대를 시작했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는 “과거만 봐서는 발전이 없다. 미래지향적 실천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서울시향은 최근 정명훈 전 감독의 공석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석객원지휘자제도를 도입했다.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인 마르쿠스 슈텐츠(52)와 스위스 출신 미국 유타 심포니 음악감독인 티에리 피셔(60)가 그 주인공이다. 슈텐츠는 지난 1월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취임 연주회를 가졌고, 피셔의 취임무대는 오는 3월 9일에 예정돼 있다. 상임지휘자를 임명하는 대신 수석객원지휘자를 선정한건 새로운 지휘자를 선정하기 전 오케스트라, 관객, 지휘자 모두 새로운 시대(포스트 정명훈)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지휘자 추천자문위원회에서 후보자 10여명을 확정했고, 이 분들과 올 시즌 초청공연을 통해 호흡을 맞춰 볼 예정”이라며, “수석객원지휘자도 이들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음악감독(상임지휘자)이 선정 된다고 수석객원지휘자제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혹여 둘 중 한명이 음악감독으로 취임해도 다른 수석객원지휘자를 초빙해 자리를 메운다는 계획이다. “한 명의 ‘빅 네임’에 의존하기보다, 대처가 가능한 인력풀을 갖춰 운영 정상화를 꾀하겠다”는게 최 대표의 복안이다.

내부 직원들을 다독이는 것도 대표의 몫이다.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 박현정 전 사장의 갈등에 내부 직원들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지난해 11월엔 집단 심리 치료프로그램 ‘힐링캠프’를 진행하기도 했고, ‘성곽길 걷기’ 같은 직원ㆍ단원 워크샵을 추진중이에요. 스킨십의 필요성을 많이 느낍니다.”

올해 서울시향은 연주 횟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36회(관현악 24회)공연을 올해 50회(관현악 39회)로 40% 가까이 늘려 잡았다. 일각에서는 공연 횟수가 늘어 유료판매율이 줄어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최 대표의 계산법은 약간 다르다. “1회 공연에 100% 채워지던 객석이 2회 공연 70% 채워진다면, 실제 관람객 수로 보면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관람 했다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클래식 저변 확대를 위해선 공연 횟수 양적 증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하나의 실험이지만, 더 많은 관객이 좋은 음악을 향유할 수 있고 교향악단 입장에서는 연주력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들도 산적해 있다. 지난해 발효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여파로 올해 기업들의 후원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향의 올해 예산은 약 190억원으로 이중 60%(약 117억원)를 서울시에서 지원받고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베를린필의 2015년 연간예산 427억원,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2015년 연간예산 805억원 등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물론 공연횟수가 연간 100회를 넘는 이들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최 대표는 “김영란법은 물론 최근 사회적으로 혼란이 커 후원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2013년 부터 도입한 개인 소액 후원제도, 기업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등 체질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향 전용 클래식홀 건립은 영원한 숙제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롯데 콘서트홀 등 클래식 전용홀이 모두 강남에 집중돼 있다. 또한 오케스트라에게 클래식 전용홀은 ‘악기’같은 존재로, 국가대표 축구팀의 ‘잔디 전용구장’격”이라고 최대표는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20대 오케스트라 대부분이 전용홀이 있거나 주활동 클래식 전용홀이 연계돼 있다. 그는 “과연 내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세계적 오케스트라를 지향하는 서울시향이 접어서는 안되는 꿈”이라며, “세계적 수준으로 한국 클래식이 우뚝 서기까지 끊임없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