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미술시장 올해도 김환기·단색화”
“미술품 유통법, 시장 위축 가져올 것”
K옥션 이상규 대표에 들어본 전망


“올해도 김환기 작품은 상승세를 보일겁니다. 더불어 단색화 강세도 계속되고요”

국내 양대 미술품경매사인 K옥션의 이상규(56ㆍ사진)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만나 올해 한국 미술시장의 보합세를 예상했다.

다만 수급이 원활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거래가가 상승하고 거래가 활발해지려면, 구매자 입장에서는 이 작품이 가격이 오를 것이라 생각해야하고, 판매자는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은 양측 모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작품이 시장에 나오질 않습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호가만 있고 매물이 없어, 물건이 나오는 즉시 거래가 체결되는 강남 재건축 시장과 비슷한 상황이다. 



단색화 수요는 국내도 있지만 해외도 만만치 않다. 미니멀리즘이 꾸준히 각광받는 가운데, 한국 단색화 사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아트페어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서 해외 유명 컬렉터에게 단색화를 알리는 등 시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책자 발간, 논문 출간 등 학술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이 대표는 “해외 컬렉터 눈에는 단색화는 크게 보면 미니멀리즘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고유한 영역을 구축한 미술사조인데다 가격적으로는 여전히 저평가 됐다”며 단색화 강세의 요인을 설명했다.

최근 한국 미술경매시장의 흐름에 대해선 ‘다양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트렌드에 따라가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작품 등 취향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회화위주 미술품에서 도자기나 장식품 등에 대한 관심도 나타나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컬렉션이 ‘돈 많은 사람의 우아한 취미’에서 벗어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수집하는 방식으로 ‘확장성’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입법예고한 ‘미술품 유통에 관한 법률안(이하 미술품 유통법)’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위작을 근절해 미술시장을 정상화ㆍ활성화 하겠다는 법안의 취지와는 달리 미술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술품경매사 허가제, 미술품 거래 이력 관리, 위작미술품 유통에 대한 손해배상 등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핸디캡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줄어들 수 있는 정책”이라며 “슈퍼 콜렉터들 입장에선 굳이 복잡한 국내 대신 해외로 나가면 그만이고, 투자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엔 부동산이나 주식 등 대체품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미술품시장 2015년 거래액은 약 3900억원입니다. 그런데 세계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 연인들’은 1억 7936만 달러(약 1967억 원)에 낙찰됐죠”라며 국내 미술품시장 규모가 열악함을 지적했다. “시장 성장을 위해선 규제 일변도의 정책보다 장려를 통해 시장을 정상화를 노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