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 미리보기?…이완 개인전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전
313아트프로젝트서 내달 10일 까지
단색화풍 회화시리즈ㆍ영상작업 선보여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선보일 작품 중 일부를 미리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최근 서울 성북동으로 이전한 313아트프로젝트는 첫 기획전으로 2017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된 이완(사진ㆍ39)의 개인전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를 2월 15일부터 3월 10일까지 개최한다. 


최근 서울 성북동으로 이전한 313아트프로젝트는 첫 기획전으로 2017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된 이완의 개인전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를 2월 15일부터 3월 10일까지 개최한다.

313아트프로젝트는 지난 5년간 강남 도산대로에 터를 잡았으나, 높은 임대료 등에 자리를 옮겼다. 성북동으로 옮겨 오면서 올 한 해 다양한 표현방식과 주제를 가진 30~40대 작가를 소개하는 ‘성북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완 작가외, 8명의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베니스비엔날레를 앞두고 ‘프리뷰’적 성격을 띈다. 전시에는 단색화풍의 회화시리즈 10여점과 영상 2점이 나왔다. 조각을 베이스로 지금까지 그가 주로했던 설치, 사진, 영상작업과는 거리가 있다. “작업을 할 때 미술의 다양한 형식을 자유롭게 사용하는데, 이번엔 회화를 제 방식으로 풀어본 것”이라는게 이완 작가의 설명이다.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라는 이름이 붙은 회화시리즈는 시급 8000원에 고용된 일용직 노동자들이 가장 가는 붓으로 100호 캔버스를 ‘성실하게’ 3일간 칠하고, 그 위에 작가가 아무런 의미없이 낙서하듯 붓질한 흔적을 담은 회화다. 과연 누구의 작품이냐를 논의한다는 것이 이 작품 앞에선 ‘무의미’하다. “다들 정말 성실히, 어떤 궁금증도 없이 캔버스를 채웠습니다. 그들에게는 (아르바이트로) 하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캔버스를 칠하는 행위도 그들에게 무의미한 것이고, 제가 그리는 선 또한 저한테 무의미합니다. 오로지 노동과 화폐를 교환한 흔적만 남았죠”

영상작업인 ‘메이드인’시리즈는 한끼의 아침식사를 스스로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작가가 아시아 12개국을 방문해 식사에 필요한 쌀, 젓가랑, 설탕등의 재료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았다. 중국과 대만편이 선보인다. 중국편에서는 천 년된 수도원의 마루 바닥 나무를 깎아 나무 젓가락을 만들어, 천년의 역사가 단 한 번의 식사로 소모될 나무 젓가락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대만편에서는 작가가 사탕수수 농장에 한 달간 머무르며 설탕을 생상하는 모든 공정을 촬영했다.

베니스비엔날레에선 이번 개인전에 선보인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 중 일부와, ‘메이드 인’ 시리즈 외에 세상의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퍼 타임’(proper timeㆍ고유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7년전 황학동에서 단돈 5만원에 수집한 1930년대생 어느 한국 남성의 사진 앨범을 활용한 ‘미스터K’도 주요 주제 중 하나다. 그는 “익명의 인물인 미스터K가 1세대, 코디 최 작가가 2세대, 막내인 제가 3세대가 되어 저마다 겪은 역사와 경험을 보여주는 전시예요. 미스터K는 ‘우리도 미국처럼 될 수 있다’는 판타지를 가진 세대였고, 해외에서 유학한 코디 최는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소화제도 함께 먹어야 했을 만큼 서구 모더니즘을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충돌하며 받아들인 첫 세대였죠. 우리 세대는 그런 환상이나 충돌 없이 이퀄라이징하며 살아가는 세대”라며 “이 각자의 세대가 인식하는 사회상, 그사이에서 벌어지는 세대, 좌우, 지역 갈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개인전 준비가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됐던 건 아니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선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 작가는 물론 예술감독까지 곤욕을 치러야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제가 직접적 당사자가 아니었음에도 힘들었는데… 코디 최 선생님이 고생을 많이하셨고, 이대형 감독님이 균형을 잘 잡아주셨어요. 이제는 근거없는 의혹이라는 게 밝혀졌으니 마음 편하게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사실 기자간담회가 있었던 15일 새벽엔 베니스로 전시할 작품을 운송하는 날이었다. 운송된 작품이 전시장에 자리를 잡는 건 4월 초쯤이다. 이대형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 세상을 거칠게 도식화 한다면, ‘공간’이라는 X축과 ‘시간’이라는 Y축을 상정할 수 있다. 이완은 동시대 아시아의 현실을 살펴보는 X축을, 코디최는 서구화가 진행되는 과정인 Y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2017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이 둘의 접점에 위치한다. 4월 중순쯤엔 한국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킬러 이미지’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