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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주자 인터뷰 - 문재인] “한반도 ‘구경꾼’된 한국…우리가 주도해야 미·중 합의 유도”
비이성적 존재 김정은 설득엔
압도적 국방능력 우위 있어야

반기문은 한국외교 큰 자산
안철수 시대정신 인식 나와 달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우린 철저하게 구경꾼이 됐다”고 비판했다. 양국의 북핵 논의 등에서 한국의 역할이 전무했다는 비판이다. 문 후보는 “한반도 문제만큼은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며 “우리가 주도해야 미ㆍ중 합의도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모 한식당에서 문 후보와 인터뷰했다. 연일 강행군에 문 후보는 다소 지쳐보였다. 인터뷰 직전엔 충혈된 눈에 안약을 넣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이내 몰입하며 문 후보는 진지하게, 또 때론 격앙된 말투로 각종 현안에 막힘없이 답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0일 본지와 서울 중구 모 한식당에서 인터뷰하고 “총리는 탕평인사, 비서실장은 개혁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반기문총장은 한국 외교의 큰 자산”이라며 집권 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차기 정부 국무총리 인선 기준은=대탕평이고 국민통합이다. 그런 분은 우리(민주당) 내부에 있을 수도 있고, 또 우리가 계속 넓어지는 중이기 때문에 그 속에서 할 수도 있다. 설령 함께 하지 않았던 분이라도 신망이 있다면 모실 수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인선 기준은=대통령 비서실은 개혁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개혁철학과 뜻을 같이하는 게 우선이다. 물론, 민정수석은 검찰을 사사롭게 정권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장악하려 할 가능성에서 벗어난다는 데엔 비검찰 출신(민정수석)이 나은 점은 있다. 하지만 민정수석이 검찰 출신이든 그렇지 않든 그게 본질은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정부 형태는 무엇이라 보나=개인적으로 4년 대통령 중임제를 지지한다. 거기에 확실한 삼권분립이 필요하고, 강력한 지방분권도 갖춰야 한다.정치적 롤 모델로 평가하는 정부는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정부이다. 루즈벨트 대통령 당시가 지금 우리와 매우 유사하다. 당시 미국은 극심한 경제 불평등으로 고통받았고, 그로 인해 세계 대공황이 일어났다. 이를 극복하고자 루즈벨트는 공정한 분배를 내걸어 당선됐고, 뉴딜정책을 통해 미국사회를 경제적으로 훨씬 평등한 사회로 만들었다.

▶안철수 후보와 정치철학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과거엔 안 후보가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또 서 있는 자리는 다르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관계라 생각했었다.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게 시대정신인데 안 후보는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걸 오히려 내세우는 후보다. 시대정신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다.

▶국민의당과는 함께 할 수 있나=우리 당과 국민의당은 같은 뿌리다. 당 혁신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랐고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하냐는 의구심 때문에 대안을 모색한 게 지금의 국민의당이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 당이 정권교체를 해내면 같은 뿌리에서 따로 나뉘어 있을 이유가 없게 된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국민을 무시하고 지금처럼 부패기득권 세력의 정권연장에 한눈을 파는 모습을 보이면 결국 국민의 심판대상이 될 것이다.

▶호남 민심에 대한 평가는=호남의 선택은 정권교체다. 국정농단 세력과 정권연장을 바라는 세력을 심판해달라는 요구다. 국민의당과 안 후보가 정권연장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호남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을 이성적인 대화 상대자로 평가하나=북한 자체가 비정상적인 나라다. 김정은이란 북한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김정은이) 현재 북한을 통치하는 지도자라는 실체는 인정해야 한다.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뭔가 협상해야 한다면 김정은과 협상해야 한다. 비이성적인 존재조차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국방능력에서 (북한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야만 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떠한가=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해타산 속에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도자라 본다. 대화나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과 더 쉽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현 한국의 문제는 미국과 이해관계가 같다. 한미동맹이 우리도, 미국도 중요하다. 북핵도 우린 생존의 문제이고 미국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오랜 안보동맹에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경제동맹으로도 관계가 형성돼 있다.

▶외교안보 분야의 철학은=적어도 한반도 문제만큼은 우리가 주인이란 입장을 가져야 한다. 북핵도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우린 철저하게 구경꾼이 됐다. 그저 미중이 잘 합의하길 바라는 구경꾼과 같은 처지였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미국과 중국도 합의에 이를 수 있다.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견해는=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어긋난다. 북한에 핵 폐기를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한반도 비핵화다. 김일성ㆍ김정일의 유훈이기도 하니 핵을 폐기하라고 요구해야 하는데, 우리가 전술핵을 도입하면 이젠 비핵화를 요구할 명분을 우리 스스로 없애게 된다. 미국도 여러 차례 (전술핵 재배치가) 부적절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외교 분야에서 반 전 총장과 함께할 생각이 있나=물론이다. (반 전 총장은) 외교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큰 자산이다. 경우에 따라서 그분이 갖고 있는 외교적 경륜을 활용한 자문역할을 비롯, 여러 가지 역할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반 전 총장도 국가가 요구하면 흔쾌히 그런 역할을 담당해주리라 믿는다.

정리=이형석ㆍ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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