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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임 약속 안했어야” 전두환의 후회
외교부, 30년전 외교문서 공개
슐츠 美국무 면담서 관련 발언

전두환 전 대통령이 단임 대통령 약속을 후회하는 발언이 공개됐다.

외교부는 11일 30년이 지난 외교문서를 심의과정을 거쳐 공개했다. 외교문서 23만 여쪽(1474권)은 1986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추진한 외교행보에 대한 정보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1986년 5월 8일 조지 슐츠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의 면담에서 단임 약속을 후회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슐츠장관으로부터 정권 이양과 개헌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 와서 생각하면 나는 정치인으로서 경험이 없어 실수한 것이 하나 있다”며 “현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단임 약속을 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드러난 단임제에 대한 평가와 상반된다. 전 전 대통령은 ‘전두환 회고록’ 2편에서 청와대 시절을 “단임 실천과 평화적 정부 이양이 확실히 담보됨으로써 임기말 나의 정치적 소임은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고 평가했다. 임기 수행 마지막날에는 “평화적 정부 이양이라는 꿈이, 헌정사 40년의 숙원이 실현된다는 가슴 설렘이 잠을 밀어냈다”며 “단임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는 사실만 해도 감사한 일인데 임기 중 열심히 일할 수 있었고 그 땀의 결실이 풍성하니 기뻤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이 한국과 중국ㆍ소련, 북한과 미국ㆍ일본 관계를 정상화하는 ‘교차수교’를 추진한 사실도 공개됐다. 외교문서에 따르면 한국은 암호명 ‘모란’ 구상을 토대로 남북한 양자회담과 남북미중 4자회담을 구상했다.

한국 측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비공식 소통채널인 ‘군산항 채널’을 가동시키도 했다. 홍콩 주재 한국 총영사관과 중국 신화통신 홍콩지사를 일컫는 ‘군산항 채널’은 1985년 3월 중국 어뢰정이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 표류한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전 전 대통령은 남북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핵무기 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6년 10월 에드워드 라우니 당시 미 대통령특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핵무기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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