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자서전에 쓰인 ‘돼지흥분제’ 논란을 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판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 후보의 완주 여부에 따라 두 후보의 이해관계가 갈리는 만큼 각자의 유불리를 고려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후보 선대위는 24일 홍 후보의 돼지흥분제 논란과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21일 박광온 공보단장이 홍 후보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대선후보의 자격을 갖기 어렵게 됐다”고 한 브리핑이 전부다.
오히려 홍 후보의 사퇴는 국민 여론에 따라 후보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일 뿐 무턱대고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홍 후보가 보수층 표를 나눠갖고 있다는 걸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홍 후보가 사퇴하면 ‘반문재인’ 정서를 가진 보수 지지층이 안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크다. 홍 후보가 완주하는게 문 후보에게는 득이 되는 셈이다.
다만 문 후보 측의 태도가 지나치게 계산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선대위 차원에서 홍 후보의 사퇴를요구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은 홍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역대 대선후보 중 이런 파렴치한 성범죄 전력자는 전무후무하고 누구도 상상 못 한 일이라 더 충격적”이라면서 “홍 후보가 무슨 낯이 있어 아직도 버티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이 홍 후보 사퇴를 호재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후보에게 향했던 표심이 새롭게 갈 곳을 찾는다면 문 후보보다는 안 후보에게 쏠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규모가 큰 보수정당 후보인 홍 후보가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낮다. 마냥 공세만 펴는 게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홍 후보와의 ‘제로섬 게임’에서 이길 방안을 찾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