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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토론 때마다 달라지는 승부수…바뀌지 않으면 진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1차 TV토론(13일, SBS)에서 ‘단답형 질문’으로꽤 좋은 효과를 봤다. 그러나 시간 총량제 자유토론이 처음 적용된 2차 토론(14일, KBS)에선 이 방식이 무력했다. 답변에 매달리느라 공격이 불가능했다. 2차에서 제일 진땀을 흘렸다. 그러자 문 후보는 3차에선 아예 답변으로 ‘역공’했다. 성공적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차에선 “표정이 굳었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2차에선 내내 웃음 띤 얼굴로 한결 여유 있는 모습으로 응전했다. “1차 때보다 훨씬 잘했다”, “가장 안철수다왔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3차에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먼저 꺼내놓고 문 후보를 압박한 전략이 ‘역효과’를 냈다는 게 중론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바뀌지 않으면 진다’. 올해 대선에서는 시간총량제 자유토론 방식을 핵심으로 하는 ‘스탠딩’ 방식이 TV토론에 처음 적용되면서 변수가 더욱 많아지고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 지금까지 3차례가 치러진 가운데, 매번 돌발 이슈와 승부수가 구도와 판세를 바꿨다. 전 회차의 태도나 전략을 고수한 후보는 다음에는 고전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말싸움이 많아 “수준 이하”라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역동성과 긴장감은 그 어느 대선 때보다 높아졌다.

지금까지 TV토론 시청률은 1차 10.8%~11.6%(SBS), 2차 26.4%(KBS), 3차 38.5%(KBSㆍMBC) 등으로 갈수록 높아져 영향력을 입증했다.

매번 돌발 이슈가 있었고, 이에 대한 대처가 토론 판세를 좌우했다. 자유토론 없이 ‘공통질문’ ‘주도권 토론’ 등 기존 형식을 답습했던 1차의 경우 큰 변수가 없었다. 양강인 문 후보와 안 후보간 ‘적폐세력’ 논쟁이 가장 주목을 받은 가운데 날카로운 비판과 ‘대안’으로 응수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제일 돋보였다.

2차에선 문 후보를 한편으로 하는 1대 4구도가 형성됐다. ‘보수’를 내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 후보가 문 후보의 대북 안보관을 집중 공격했다. 홍 후보의 예상치 못한 ‘국가보안법’ 질문부터 문 후보의 답변이 엉켰다. 심 후보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때의 노동정책을 들어 문 후보를 공략했다. 문 후보의 ‘판정패’에 가까웠다. 안보ㆍ노동 공방에서 한발 비껴난 안 후보는 안정적인 호흡으로 ‘선방’했다. 대신 능동적으로 토론을 주도하지 못한 점은 한계였다. 심 후보는 문 후보 공격에 대한 당내외 비판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3차에선 심 후보가 첫 발언부터 홍 후보 사퇴를 요구하면서 토론 판도를 뒤흔들었다. 유ㆍ안 후보가 심 후보에 즉각 동조하고 나서면서 홍 후보가 ‘휘청’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집요하게 따지면서 2차에 이어 안보공세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흐름은 2차 때와 딴판이었다. 공세에 일일이 답변하던 문 후보는 ‘팩트는 제시, 네거티브는 무시’하는 전략으로 태도를 바꿨다. 답변 톤도 강경해졌다. 심 후보도 대북안보관 위주의 공방을 막아서고 나섰다. 안 후보는 “내가 갑철수냐, MB아바타냐”는 등‘검증ㆍ네거티브’를 의제로 꺼내며 토론 주도를 시도했으나 효과적이진 않았다. 유 후보는 이어진 대북안보관 공세가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줬다.

TV토론은 25일(JTBC)과 28일, 5월 2일(이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KBSㆍMBC) 등 3차례가 더 이어진다. ‘수비’역할만 했던 문 후보는 ‘공격’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 후보는 ‘자질론’을 극복하는 것이 숙제로 남겨졌다. 3차 토론 후 안 후보측은 “네거티브 보다는 정책 대안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유 후보는 대북안보관 공방을 넘어선 의제 제시, 심 후보는 ‘패널’과 ‘조정자’ 역할을 넘어선 주도력 강화가 관건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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