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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표기 왜란] 절박한 韓, 절치부심의 日…IHO총회서 한일 힘겨루기
-IHO총회 개막, 첫날 회의서 결론 못내…28일 다시 논의
-日 “한국 주장 근거없다…주요 동맹국 설득”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동해’ 표기를 둘러싼 한일 외교전을 둘러싸고 한국은 ‘필사적’인 반면 일본은 일본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모나코에서 24일(현지시간) 개막된 국제수로기구(IHO) 제 19차 총회에서 한일 양국은 국제표준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개정안건을 둘러싸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최종 결론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며 “계속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표기 문제는 회의 마지막 날인 28일 다시 안건으로 다뤄지지만, 이번 총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5년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외교부, 해양수산부, 국방부(해군), 국립해양조사원, 동북아역사재단 전문가 등 30여 명의 인사를 파견했다. 회의에는 박철주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해군 측에서는 장성급 인사가 동원됐다. 외교부는 지난 2월동해 명칭의 역사성과 병기의 합리성 등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영상을 제작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동해 표기 또는 병기가 된 국제지도는 2000년 2%에서 2009년 28%로 뛰었다.

일본은 미국 등 동맹국과의 이해관계를 이용해 우리 정부의 움직임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岸田 文雄) 일본 외무상은 지난 20일 일본 국회 외교방위위원회에서 센고쿠 아라타(仙石 新) 일본 해상보안청 해안정보부장을 수석대표와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일본 외무성 지구규모 과제 심의관(국장급) 등 당국자 11명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아이보시 심의관도 이날 외교방위위원회에 참석해 “일본해라는 명칭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명칭”이라며 “유엔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 정부도 공식문서에서 일본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고, 정부는 이같은 입장에서 올바른 이해와 지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보시 심의관과 기시다 외무상은 최근 민간해도와 지도 등에 동해 병기가 이뤄지는 것을 경계하며 이에 대한 시정 요청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최근 동해 표기 또는 병기가 된 국제지도가 증가한 것을 경계하고 있다. 야마다 히로시(山田 宏) 일본 자민당 참의원 의원은 외교방위위원회에서 “(민간 지도업체들이)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며 “동해라는 이름이 있구나하고 전세계 사람들에게 사실상 인정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외무성을 질타했다. 일본 국회의원들은 “이대로 방치하면 동해와 일본해로 (병기)하는 것으로 날조돼 버린다”며 “우리가 당하고 있다. 방치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23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해도를 발간할 때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국제적으로 큰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일 간 바다표기 싸움은 1997년부터 현재까지 20년 간 지속되고 있다. 우리는 ‘동해’로 단독표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일본해’ 표기를 주장하는 일본과 합의할 때까지 동해ㆍ일본해를 병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S-23 개정 여부와 상관없이 ‘일본해’ 단독표기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1992년 한국과 북한이 돌연 표기문제를 제기한 이후 각종 국제회의에서 논란을 계속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과 북한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IHO는 한일이 새로운 명칭에 합의하면 그 명칭을 채택하겠다는 입장이다. IHO 회원국 87개국 대부분 한국과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표결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IHO총회에서 일본은 동해 표기와 관련해 합의가 안 되면 일본해 단독표기가 계속 유효하다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일본 외 다른 국가들은 모두 반대하거나 기권했다. 이 때문에 IHO는 이번에도 동해-일본해 표기문제는 다음 총회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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