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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폐쇄 공개한다는 풍계리 핵실험장, 용도폐기? 비핵화 첫걸음?
-김정은 “기존보다 더 큰 2개 갱도 있고 건재”
-北 원자로 냉각탑 폭파 뒤 핵 고도화 ‘전과’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미 용도폐기된 카드를 활용한 정치쇼인가, 비핵화의 진정성을 담은 첫걸음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장면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상태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진행한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시험장 폐쇄를 5월중 실행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장면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상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작년 9월 북한 6차 핵실험 당시 배포한 지질도에 풍계리 일대 인공지진 진앙지역이 표시된 모습. [사진제공=EPA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사전 조율 과정에서도 논의되지 않은 전격적인 조치였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감행한 북핵문제의 상징적 장소다.

북한의 나름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이다.

일각에선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6차례 핵실험으로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치적 효과를 노린 카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풍계리 핵실험장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이후 무너졌으며, 2번 갱도 역시 작년 6차 핵실험 이후 잇단 여진으로 인해 상당 부분 붕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차 핵실험 여파로 풍계리 일대에서는 지난달까지 함몰붕괴 등 자연지진이 총 10차례 발생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2008년 북핵문제의 또 다른 상징처럼 여겨졌던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장면을 공개했으나 이후 핵 고도화에 매달렸다는 ‘전과’가 있다는 점도 회의론을 키운다.

그러나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공개는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행동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마냥 폄하하기만은 어렵다.

실제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1ㆍ2번 갱도 외에 3ㆍ4번 갱도도 있다.

김 위원장이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들 갱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 정보당국 역시 김 위원장의 결심만 있으면 3번 갱도에서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보고 있다.

위성사진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지속적으로 추적ㆍ분석해온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도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완전가동상태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경제ㆍ핵 병진노선 관철 과정에서 이미 핵무기 병기화가 완결됐기 때문에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이 기술적으로는 차치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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