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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호법 한달] 대리운전 ‘대충 주차’ 논란 점화… 업계는 “고객 갑질 더 많아”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 늘어나면서 분쟁도 증가
승객 갈등 이후 대리기사가 음주운전 보복신고도
대리운전업계 “현장에선 고객 갑질이 더 많은데...”
윤창호법 시행(6월 25일) 이후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고객과 대리운전 기사간 다툼도 증가세다. [사진=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안모(34) 씨는 지난 주말 새벽 “주차 좀 해달라”는 아버지의 호출을 받고 급하게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아버지가 대리운전 기사와 요금 문제로 말싸움을 했는데 운전 기사가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 차를 두고 가버렸다는 것이다. 안 씨는 “아버지가 평소였으면 음주 단속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술을 마신 상태였고 아파트 지하주차장 주차 정도는 그냥 했을 텐데 윤창호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강화하는 제2 윤창호법 시행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들간의 갈등도 함께 늘었다. 특히 운전 단속과 처벌이 강해지면서 주차장은 전쟁터가 됐다. 음주단속을 우려해 주차장에서 1m라도 운전하길 꺼리는 시민들은 관행적으로 대충 주차를 하고 가버리는 대리기사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 김모(35) 씨는 7월초 사무실이 있는 지하 2층 주차장까지 차를 주차해달라고 대리운전 기사에게 요구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대리운전 기사는 지하 1층까지만 차를 몰고 들어간 뒤 ‘급한 콜이 와서 죄송하다’며 가버렸다. 김씨는 대리운전 콜센터에 항의 전화를 했지만 “주의를 주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김 씨는 “윤창호법으로 맥주한잔도 단속한다고 하는데 대리운전 기사들의 인식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며 “음주운전으로 신고라도 받으면 어쩔 뻔 했느냐”고 토로했다.

승객과의 다툼으로 대리운전 기사가 대충 주차를 하고 보복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는 한 고객이 대리운전으로 귀가하던 중 기사와 요금문제로 싸움을 벌였고, A 씨는 직접 주거지 주차장에서 약 100m 구간을 운전하다가 대리기사 신고로 적발됐다. A씨는 지난달 29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시민들은 윤창호법 시행과 함께 대리운전 기사 서비스 수요도 늘어난 만큼 서비스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 모았다. 서울 강남구의 직장인 최모(47) 씨는 “윤창호법으로 대리운전 기사들이 더욱 바빠졌겠지만 그만큼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등 서비스에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업계는 자체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불만이 접수된 대리기사에게는 콜을 보내지 않는 등 개선책을 도입하겠다고 하겠다면서도 ‘억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국대리운전협회 관계자는 “대리운전 기사는 별도의 자격시험이 없다. 모든 기사들을 관리하긴 어렵다. 일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동시에 음주운전을 한 뒤 대리운전 기사 핑계를 대거나, 차에 탔을 때 뒤통수를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고객 갑질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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