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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도나도 교통 공약…실현 가능성은 '글쎄'[총선정국, 부동산]
총선 여야 교통 공약 이행하려면 100조 넘게 필요
아직 사업타당성 조사도 완료 안된 사안 대부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요즘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주민들은 어느 때보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노선이 들어온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아직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단계인 GTX-D노선 유치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교통 공약에선 여야 구분이 없다는 점이다. 청라 지역구인 인천서구갑 국회의원들은 여야 관계없이 인천공항에서 청라를 거쳐 강남까지 이어지는 노선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검단신도시 지역인 인천서구을 후보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검단신도시를 지나는 노선을 공약하고 있다. 문제는 두 지역 거리차가 13㎞나 떨어져 GTX-D노선이 최종 확정돼도 둘 다 경유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한쪽에선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여야가 아닌 지역별로 다투고 있는 셈이다.

선거 때마다 ‘교통’ 공약은 부동산 시장을 달구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지하철이나 철도가 뚫리고, 새로운 도로가 들어서는 건 부동산의 가장 큰 개발호재로 지역 주민들이 가장 환호하는 공약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내놓는 교통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점이다.

21대 총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교통공약을 종합해 보면, 경기와 인천 지역에 출마 후보들 중 60명이 GTX 관련 공약을 내놓았다. 현재 확정된 A,B,C노선을 연장하거나 변경해 자신의 지역구까지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지역에선 아직 검토 수준인 GTX-D노선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대부분 국회의원 공약에 포함돼 있다.

정당별 공약 자료집과 지역별 출마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교통 공약은 대부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 출마자들은 신분당선연장, 강북횡단선 추진, 경전철 유치 등을 내걸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종로구 후보들은 강북횡단 경전철의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 양천구 후보들 가운데는 목동선 경전철 공약을 내세운 경우가 많다.

경기도 출마자들은 신분당선 및 지하철연장, GTX, KTX, 경전철 등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인천시 출마자들은 9호선 및 공항철도 연장, GTX, KTX 유치 등이 일반적이다. 경기 인천 주요 정당 후보들이 GTX 외 지하철역 유치를 약속한 신설역만 101개나 될 정도다.

부산 등 지역에선 신규 고속도로 건설, 우회도로 건설, IC설치, 트램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놓는 후보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들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21대 총선 공약의 14%(247개)가 철도와 도로,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 확충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를 모두 추진하려면 100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

당장 지난 20대 총선 때 나왔던 교통 관련 공약 이행 정도를 따져 봐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게 확인된다. 20대 총선 때는 총 289건 교통 공약이 나왔는데, 그중 27% 정도밖에 추진되지 않고 있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출마자들은 누구나 표심을 잡기 위해 교통 공약을 내걸고 싶은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예비타당성은 통과한 계획인지, 실현 가능한 것인지 등을 따져보고 투표에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GTX 이미지. [국토교통부]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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